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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벼랑끝 Jun 12. 2023

[보홀 이야기] #00. (실시간) 세부 호핑투어...

세부 출장 중.... ^^;;


8:30 am  선착장 도착.

예전 사장님이 새로 오픈한 사무실에 구경 감.


오늘 날씨가 좋네요.

방카 보트들이 줄지어 잘 정박해 있습니다.


보트맨들은 식사 중...

예전 제가 일할 때 보다 훨씬 정비가 잘 됐네요. 

돈이 많이 들어갔을 거 같습니다.


9:30 am 손님들 탑승 시작...

아직 손님이 많지 않아서인지 경쟁이 심해서인지 보트가 적당히 한산한 게 뱃놀이하기 딱 좋음.


9:40 am 방카 보트 출발...

생각보다는 파도가 좀 있지만 이 정도면 준수한 편...


10:00 am 스노클링 포인트 도착

손님들 뱃머리에서 사진 찍을 때 뒷 쪽에서 먼저 입수... ㅋㅋ


열심히 스노클링 중... 

세부 물고기들이 확실히 보홀 물고기 보다 말을 잘 들음.. ㅋㅋㅋ

보홀에서는 빵이나 물고기 밥이 내가 있는 회사는 기본 포함이 아니었음.

근데 여긴 배에 다 준비되어 있으니 시스템은 역시 세부가 좋다는...


내 손님이 없이 나온 호핑이라 오랜만에 스노클링 신나게 함.

물고기들이 말을 잘 들으니 더 재밌음... ㅎㅎㅎ



낚시하기 싫어 상륙정 타고 먼저 올란고 섬으로 도망 나옴.. 

맹그로브 나무들이 안 보던 사이 많이 굵어진 듯..

3년이나 지났으니 굵어질 만도 하지..... ㅠ.ㅜ



11;00 am 호핑샵 사장님 뒤 따라 먼저 상륙함.

한국에서 들어온 지 1년 조금 지났는데 원상복구를 많이 하신 듯.


11:40 am 낚시 끝난 손님들 상륙정 들어 옴.

그새 물이 많이 불어서 보트가 선착장 다리를 지나 해안에 바로 다킹...


올란고 섬 작은 리조트에서 식사..

방들은 아직 정비가 안 됐는데 수영장과 식당은 공사가 끝났다고...


'태풍 오데트'에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들은 해안에 사업채를 가졌던 사람들이라는... ㅠ.ㅜ

사실 세부는 코로나 영향보다 2021년 12월에 있었던 태풍 '라이(오데트)'의 피해가 더 컸다.

호핑용 방카 보트의 90% 이상이 가라앉아 폐선이 됐고, 인근 섬에 있던 호핑 식당들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이 건물은 바나나잎으로 얼기설기 지은 집이 아니라 노르웨이 주인이 맘먹고 설계한 리조트인데

여기도 지붕은 다 날아갔고 현재도 객실은 비용이 많이 나와 복구를 못 하고 있다고 한다.


태풍으로 우측 건물 지붕이 다 날아간 곳이 보이는데 원래 저곳이 가이드 휴게실이었다.

손님들 수영장에서 놀 때 쉬면서 시간을 보내던 곳인데 지금은 지붕이 없는 상태... ㅠ.ㅜ


식사 준비 확인...

먼저 도착한 사장님이 손님들의 식사 세팅을 확인 중...


선착장에 물이 들어오고 있다.

물이 들어오면 선착장이 사라지기 때문에 상륙정은 바로 해안으로 들어온다.

물이 점점 들어오면서 선착장을 먹고 있는 중.... 


사장님이 식사 준비하는 동안 나는 동네 아이들과 사진 촬영회.... ㅋㅋㅋ

필리핀 사람들은 아이나 어른이나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포즈도 잘 취한다. 


12:30 pm 첫 배 올란고 섬에서 출발...

먼저 식사 끝난 팀 배로 옮겨 타고 막탄 섬으로 출발....


이제 가이드의 마지막 멘트만 남았다. 

가이드는 '팁 멘트'로 새벽부터 고생한 보트맨들에게 팁을 만들어줘야 한다.

지금은 인당 2불 약 100페소를 팁으로 걷는다.

지난 15년간 1불을 고수하다 코로나가 끝나고 와 보니 2불로 바뀌어 있었다.

정말 다행이다. 


지난주 필리핀 세부의 휘발유 1리터의 가격이 65페소였다.

오늘 구글 환율로 따지면 1500원 정도가 된다.

한국보다 비싸거나 비슷한 금액이다.


이런 나라에서 6시간 중노동의 대가가 1만 원도 안 된다.

그러니 현지인 직원에게 2달러의 팁은 무척 소중하다.

가이드가 행사 끝날즈음 하는 팁 멘트는 이들의 생계와 직결됐다고도 할 수 있다.

만약 가이드가 한 마디 삐끗 실수라도 하면 그나마도 못 걷게 된다.  

무척 조심스러운 순간이다. 




한 마디 덧붙이자면,

가끔 "어린이 손님들 팁을 왜 주냐?"라고 불만을 토로하는 손님들이 있다.

팁은 강제 사항이 아니니 이렇게 말하는 사람에게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어린이가 포함된 행사는 훨씬 손이 많이 가고 조심스럽게 마련이다.

스노클링 중에도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하고, 배에 타고 내릴 때, 휴식시간에 놀 때 등

매 순간이 어린이는 화약고와 같다. 배에서 타고 내릴 때 업고 다니는 건 일상이다.


이렇게 어렵게 행사를 끝냈는데도 어린이들의 팁은 안 주는 손님들이 많다.

간혹 "한 게 뭐 있다고?, 어린 애들한테 왜 팁을 받아?" 이런 말을 한다. 

차라리 중고생이면 신경이 덜 쓰인다. 

어린이는 가이드고 보트맨이고 신경이 훨씬 더 쓰이기 마련이다.


가끔 팁이 안 걷힐 때면 가이드들이 사비로 팁을 보태기도 한다.

현지인들의 생활을 너무 잘 알기에 팁은 꼭 맞춰줘야 한다.


나는 예전에 행사 때 이런 멘트를 하곤 했다.


"여기 있는 4일 동안 인당 10불 이상 팁을 쓰기가 정말 어려울 겁니다.

만 원이 조금 넘는 금액을 여기서 팁으로 쓰면 정말 행복한 여행이 될 겁니다. 

만약 인당 20불만 쓰신다면 정말 기억에 남는 여행을 하실 겁니다."


한국 문화에 없는 부분이라 타이밍 조절이 어렵겠지만 줄까 말까 망설일 때는 주면 된다.

웬만하면 다 좋은 결과가 온다. 그것도 어색하면 가이드에게 물으면 된다. 

"팁 얼마나 주면 돼요?" 이 한 마디면 모든 게 해결된다.

동남아시아에 여행을 온다면 써야 될 팁은 꼭 쓰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가끔 한국 사람들이 팁을 많이 줘서 버릇이 나빠졌다는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말은 팁 주기 싫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말이다. 

식당이나 호핑 보트 같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말 하면 안 된다. 

공식적으로 걷거나 '팁박스'에 넣는 팁은 직원 모두 나누어 가진다. 

그러니 가난한 나라로 가는 여행에서는 특히 패키지라면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는 게 어떨까 싶다. 



 

가자 집으로....  ㅋㅋㅋ


선착장 도착.. 

마지막까지 조심조심...

지난 10여 년 동안 배 옮겨 타다가 빠뜨린 핸드폰만 3개라는.... ㅠㅜ


요즘 '프리 다이빙'이 인기라 주말에는 세부시티 현지인 젊은이들이 막탄으로 많이 온다고 한다. 

선착장에 사람이 많아 시끄럽다고 사장님이 푸념하시더라는....


1:08 pm 주차장에서 차량 탑승..  호텔로..

세부에서 가장 중요한 일정인 호핑은 이렇게 끝이다.




거의 3년 만에 세부에서 호핑을 해 봤다.

파도가 조금 있었지만 즐거운 하루였다.

호핑을 해보니 왜 사람들이 다시 세부를 찾는지 조금은 알 듯하다. 

보홀 보다는 확실히 시스템이 잘 돼 있고 행사가 편하다. 

패키지 눈높이에 잘 맞춰있다고나 할까...

어쨌든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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