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끊는 이유...
[금연]
후배: "형" 제발 그 말은 하지 마요.
벼랑: 내가 무슨 말 할지 니가 어떻게 아냐?
후배: 형 어쨌든 지금 하려는 말 하지 마요...
이런 대화를 나눈 게 3년 전이었다.
그 대화를 나눈 지 3년이 지난 지금 또 똑같은 나누고 있다.
후배: "형, 한국 어때요?"
벼랑: "여기? 좋지 뭐."
후배: "제가 그랬잖아요. 여기 사는 건 바보짓이라고
왜, 여기서 고생을 해요? 제 말 듣길 잘했죠? “
벼랑: 야! 내가 니 말 듣고 들어왔냐? 죽지 못해 들어왔지.
후배: 어쨌든 들어갔으니 거기서 잘 적응해 봐요.
어차피 여긴 돈 쓰러 오는 데예요. 잘 아시면서 뭐...
벼랑: 어쨌든 한국 오니까 생각보다 좋기는 하다.
후배: 그러게요... 무조건 한국이 여기보다 백배는 나아요.
벼랑: 넌 안 들어오냐?
후배: 전, 여기 사업이 잘 돼요. 담 달에 '두바이'로 갈 수도 있어요.
큰 건 하나 성사 됐거든요. 전 한국 가려면 아직 멀었어요.
벼랑: 그려, 어쨌든 열심히 살아. 참! 그리고 나 담배 끊었어
후배: 왜요? 그 좋은 걸 왜 끊어요. 한국은 담배도 좋은데.
벼랑: 그게.... 저~~.
후배: 잠깐!!! 그 말은 하지 말고!!
벼랑: 야, 내가 무슨 말 할 줄 알고?
후배: 우리 몇 년 전에도 이런 대화 했던 거 같은데.
벼랑: 맞아, 했던 거 같아.
후배: 그러니까 제발 다른 핑계를 대요.
벼랑: 야! 다른 핑계 없어.
후배: 그래도 몸이 안 좋다든지, 냄새가 싫다든지, 뭐 이런 거 대세요.
벼랑: 칫~~.
후배: 형이 그 말 입 밖으로 내는 순간 너무 비참해지는 거예요.
그러니까 사실이라도 그 말은 하지 마세요.
벼랑: 쩝~~~
후배: 웬만하면 담배 다시 피우세요. 형은 담배 못 끊어요.
벼랑: 그걸 니가 어떻게 아냐? 나 거기 가기 전엔 담배 안 피웠어.
후배: 에이~~ 그거야 잠깐 끊었던 거잖아요.. 다 알아요.
벼랑: 야! 담배 끊었다는데 다시 피우라는 건 뭐냐?
후배: ㅋㅋㅋ... 혼자 죽기 싫어 그렇지.
벼랑: 야이~ 나쁜 놈아!
후배: 살면서 즐길 수 있는 게 몇 가지나 된다고 그 좋은 걸 끊어요?"
벼랑: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이번엔 진짜 끊을 거야.
후배: 형! 그렇게 끊는 담배는 오래 못 가요. 분명 다시 피우게 될 거예요.
벼랑: 그래도 지금은 끊을 겨. 담배 까짓 거 안 피우면 끊는 거지. 뭐 그게 대수라고...
후배: 네, 열심히 하세요. 이번엔 꼭 성공하세요.
벼랑: 알았어, 내 걱정 하지말고 너나 잘 살어.
뚜~ 뚜~
자식이 담배 이야기만 하면 꼭 이런다.
사실 그 녀석 말이 맞을 수도 있다.
담배 값이 없어서 담배를 끊는다는 건 흡연자에게 가장 비참한 이야기다.
그래도 사실인 걸 어쩌냐?
금연 8주 차, 아직은 견딜만하다.
견딜 수밖에 없는 건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