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yorriet Nov 07. 2018

꿈의 축소 과정을 걷는다.

내 몸 뉘일 방 하나가 필요할 뿐인데

가계약을 했다.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오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살아간다는 건 꿈이 작아지는 길을 걷는 게 아닐까. 어릴 땐 벽이 책으로 가득 찬 서재가 있는 집(창가에 책상이 있어야 한다.)을 꿈꿨는데 오늘 나는 7평짜리 오피스텔이라도 내 집이 있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 현실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서재가 있으려면 일단 방이 2개여야 한다. 그리고 방 하나가 늘면 월세는 2배가 된다.- 꿈은 원대해도 되지 않나. 쪼들리는 건 내 몸 하나 뉘일 공간인데 왜 꿈도 쪼그라드냐.


처음 육지로 올라오면서 7평짜리 방을 마주했을 땐 막막했지만 오늘은 이만하면 괜찮다고 가계약을 했다.

나쁘지 않다. 월세도 낮췄다. 적극적으로 등을 떠미는 부동산 덕에 집을 구하는 시간도 줄였다.

하지만, 어딘지 무기력해진다.




줄어드는 꿈을 위해 나는 무엇을 했나.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세입자로 살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