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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rriet Nov 09. 2018

...(으)로 가는 길

떠밀려 가고 싶진 않은데.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오전 6시 15분. 아직 이불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아서 몸을 웅크린다. 머리 속으로 시간을 가늠해본다.


‘9시까지 출근해야 하니 늦어도 7시엔 움직여야 하고.. 어제 짐을 다 안 챙겼는데 뭘 더 챙겨야 하지...? 더 누워있어도 되ㄴㅏ.......’


역으로 시간을 세며 잠에 다시 빠지려는데 두번째 알람이 울린다. 15분이 지났다. 더 늦으면 다음 주에 채워야 할 시간이 늘어날지도 모른다.



출근길에 캐리어를 들고 나가려다 계획을 바꿨다. 사람만으로도 터져나가는 지하철에 캐리어라니, 내 멘탈도 같이 터질지도 몰라. 공항버스 시간을 확인했다. 집에 들러서 짐을 챙겨 갈 수 있을만큼 여유가 있었다.



오후 세 시 반의 지하철.

이럴 수가, 앉을 자리가 없다니. 집에 도착하기 두세정거장에 다다라서야 빈 자리가 생겼다.



짐을 챙기고 공항 버스를 타기위해 집을 나서려는데 전화가 온다. 부동산이다. 집을 조금 더 빨리 비울 수 있냐고 물었다. 가계약한 집이 비어 있어서

언제라도 이사 갈 수 있지 않냐고 한다. 맞는 말인데 일단 좀 알아보고 말씀드린다고 통화를 마무리지었다. 몸 어느 부분이 답답하다.


이번 달은 이래저래 선택을 하는 달인가보다. 회사도 집도. 그런데 내 의지보다는 등을 떠밀리는 기분이 자꾸만 드는건 왜일까. 하지만 마음 한켠에 나에게 충분하게 고민하고 선택할 수 있는 능력(혹은 용기)이 있긴 한지 의구심도 든다. 어쩌면 W의 말처럼 동전던지기만 못 할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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