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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선 Mar 04. 2019

<당신이 옳다>

적정한 기술이 사람의 삶을 바꾸듯 적정한 심리학 이야기도 그렇게 되기를 소망한다. 이론이 아닌 실생활에서 실질적인 위력을 갖는 실용적인 심리학 정도로 바꾸어 설명할 수도 있겠다. 나와 내 옆 사람의 속마음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소박한 심리학을 나는 '적정 심리학'이라 이름 붙였다. /p.25
알라딘 굿즈로 마음 다이어리를 받았다


심리학 베스트셀러 <당신이 옳다>를 읽고 독서모임을 했다.

아래에 내용을 기록한다. 



1. 

책에 대한 소감 및 인상 깊었던 구절은?



 자격증 있는 사람이 치유자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 치유자다. 사람의 본질, 상처의 본질을 알고 움직이는 사람만이 치유자 (...)
 사회적으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깊은 상처부터 순식간에 온 삶이 뻘 속에 패대기 쳐진 트라우마 피해자의 상처를 동시에 만나면서 깨달았다.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도 어떤 외부적인 조건과도 무관하게 작동하는 인간 마음의 본질적인 요소가 있다는 것을.
 사람의 삶에 마지막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외부적 환경이나 상항 등 그들의 조건이 아니라 그 사람 존재 자체다. 막대한 명예나 부를 일군 사람이든 비극적인 트라우마 피해자든 그들의 외적 조건 이전에 그들이 한 명의 개별적 존재라는 사실에 오롯이 집중하다 보면, 그들의 존재 내면에서 그들이 살 길이 열린다는 사실을 나는 돌에 새기듯 깨달았다. /p.23-24


-저자의 진정성 느껴졌다. 진심으로 공감하는 내공을 닮고 싶다. 

-위로하는 법이 고민이라 외국 저자의 <제대로 위로하기>라는 책을 샀는데, 해결책을 제시하지 말고 일단 감정에 동의해주라는 메시지는 같았다. 하지만 과연 그게 정답일까, 문화 차이인가 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당신이 옳다>를 읽고 해결됐다. 메시지는 같지만 정신과 의사의 전문성이 더 느껴졌고 실제 사례가 많아서 신뢰가 갔다. 



공감자는 '다정한 전사'여야 한다. (...) 
 고등학생 딸을 잃은 엄마가 장을 보러 갔다 갑자기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아 급히 집으로 돌아왔다. (...) 자기가 점점 미쳐가는 것 같고 몸과 마음이 쓰레기통에 처박히는 쓰레기 같다고 했다.
 "내가 완전히 미친년이에요. 미친년"이라며 꺼이꺼이 우는 그녀에게 내가 그랬다.
 "아름이가 사라졌는데 아름 엄마가 안 미치면 누가 미쳐요. (...) 아름 엄마의 친구가 아이를 잃고 힘들어해도 쓰레기 같다고 할 거예요? 미쳤다고 손가락질할 수 있어요? 남한테도 하지 않을 말을 왜 자기한테 함부로 해요. 자기한테 사과하셔야 해요!" (...)
  공감은 상대의 이야기에 무기력하게 끄덕여주고 긍정하는 게 아니다. /p. 210-211


-공감이 마냥 듣기만 하는 건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심리적 참전이라 부를 만큼 많은 에너지가 드는 일이고, 그렇기에 자기 보호가 우선이라는 말이 좋았다. 



"나는 어릴 때 엄마로부터 사랑을 잘 못 받아서" "나는 전형적인 둘째 컴플렉스 때문에" 등 이전에 만난 상담가로부터 들었거나 심리 관련 서적에서 확인한 자기에 대한 분석과 해석들을 자기 얘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내 상처에 대한 이론이나 누군가의 견해지 내 상처 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

 감정들을 떠올리고 얘기할 수 있다면 그것이 존재 자체에 대한 얘기다. 내 상처의 내용보다 내 상처에 대한 내 태도와 느낌이 내 존재의 이야기다. 내 상처가 '나'가 아니라 내 상처에 대한 나의 느낌과 태도가 더 '나'라는 말이다.

 내 느낌이나 감정은 내 존재로 들어가는 문이다. 느낌을 통해 사람은 진솔한 자기 존재를 만날 수 있다. /p.105




2. 

적정 심리학의 핵심인 공감에 동의하는가? 

공감한 부분과 공감하지 않은 부분은?



공감한 부분


 살다 보면 주변에서 죽고 싶다거나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면 긴장하게 된다. 그런 경우에도 '네가 옳다'고 해야 하나. 그럴 수 있나. 물론이다. 그럴 수 있다. 그래야 한다. (...)

 "집을 나가겠다, 일을 때려치우겠다, 죽겠다, 죽이겠다"는 말에 "네가 그러면 되느냐, 그러면 안 된다"는 류의 말들은 절박한 사람의 말귀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의 반응이다. 

 나는 그런 때 언제나 '"그렇구나, 다 때려치우고 싶을 만큼 지쳤구나. 다 불태워버리고 싶을 만큼 화가 나는구나, 그럴 만한 일이 있었나 보구나"라고 온 체중을 실어 말한다. 그다음에 "그런 맘을 들게 했던 그 일이 구체적으로 뭔데?"라고 묻는다. 그가 누구이든 어떤 상황의 하소연이든 예외 없다.

 사람은 괜히 집을 나가지 않으며 괜히 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하물며 괜히 사람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 수는 없다. 그런 얘기를 꺼냈을 때는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스스로 백가지 이상 찾아본 이후다. 그래서 나는 언제든 우선적으로 그 마음을 인정한다. 그런 마음이 들 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그러니 당신 마음은 옳다고. 다른 말은 모두 그 말 이후에 해야 마땅하다. 그게 제대로 된 순서다. 사람 마음을 대하는 예의이기도 하다. 

 '네가 옳다'는 확인을 받으면 "집을 나가겠다, 죽겠다, 죽이겠다"는 따위의 말들은 이내 아침 이슬이 된다. '당신이 옳다'는 말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으면 아침 이슬과 멱살잡이 하는 허무한 일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된다. 

 "당신이 옳다."

 온 체중을 실은 그 짧은 문장만큼 누군가를 강력하게 변화시키는 말은 세상에 또 없다. /p.52-53


-누군가 정서적으로 공감해주면 눈 녹듯 사라지는 경험, 무조건 내 편이고,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라고 받아들여지는 경험이 정말 필요하다. 상처는 드러내는 게 두려운 게 아니라, 거부당할까 봐 두려운 거라는 부분도 정말 좋았다. 운 좋게도 심리상담을 통해 나의 틀이 깨지는 시간을 가졌고 애인과의 대화 또한 자유롭고 폭이 넓어졌고 삶이 풍요로워졌다.



그의 무기력은 은퇴 후 우울증이라는 병인가. 해결하고 극복해야 할 과제인가. 아니다.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순하게 수용해야 할 삶의 중요한 감정이다. (...) 은퇴 후에 이런 감정이 없다면 그게 외려 정상적이지 않은 것이다. 퇴직 후에도 여전히 의욕과 활력이 넘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를 걱정스럽게 바라보게 될 것이다. (...)

 친구의 구순이 넘은 노모가 넘어지면서 골반뼈와 대퇴골이 골절됐다. 평소 쾌활하시던 어머니가 자꾸 죽음에 관한 얘길 하신다며 "어머니가 지금 우울증인 것 같은데 약을 드시는 게 좋겠지?"라고 내게 물었다. 내가 친구에게 되물었다.

 "구순이 넘은 엄마가 병상에서 꺼내는 죽음 이야기가 왜 병이야. 그 상황에서 삶의 의지를 불태우며 치료에만 집중하신다면 그게 오히려 부자연스럽고 이상한 일 아니니. 죽음을 말하는 엄마에게 '엄마, 죽음이 가까운 거 같아?' '엄마, 죽는 게 무서워?' '엄마, 요즘 누구 생각이 제일 많이 나?' 그런 얘기를 꺼내면 엄마와 너 모두에게 선물 같은 시간이 될 거야." 

 그러다가 엄마가 마음이 너무 약해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은 그야말로 괜한 걱정이다. 엄마와 딸이 손 꼭 잡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삶에 대한 아쉬움이나 회한을 모두 나누는 과정은 치유와 평화의 과정일 것이다. 낯선 정신과 의사를 만나서 항우울제를 먹으며 혼몽한 상태로 생의 마지막을 보낸다면 그게 더 억울하고 한스럽지 않겠는가. 그걸 왜 우울증이라 이름 붙여 의사에게 외주를 주나.

 노모의 죽음 이야기나 은퇴 후 우울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다. 우울이라는 내 삶의 파도에 리듬을 맞춰 나도 함께 파도에 올라타야 할 타이밍이다. /p.90


-우울 보편색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긍정 강박을 넘어서 부정적인 감정도 자연스러운 일부라는 걸 인정해야 된다. 



공감하지 못 한 부분


-관계에서 공감을 주고받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혼자서도 화초 가꾸기 독서 글쓰기 등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예를 들면 방어적인 사람에게는 더 묻는 게 안 좋을 수도 있고, 혼자서는 방법을 못 찾아 답답해서 해결책을 원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79쪽에 나오는 대화처럼 "그랬구나" 하는 식의 대화를 적용했는데 상대가 화냈다... 상황에 따라 관계에 따라 다르다. 저자는 정신과 전문의이기도 하고. 또 상대방들이 워크숍에 나올 만큼 관심이 있고 마음이 열려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고 어느 정도 통찰이 있는 사례들이다. 


-81쪽에 전문가에게 기대지 말라고 외주 하지 말라고 나오는데 직접 해야 된다는 포인트는 이해 하지만. 공감을 우리가 못 하기도 하고 가까운 사이에서 오히려 말 못 하기 때문에 전문가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129쪽 다이어트 사례에서 아무리 예술적이라지만 전신 누드 사진을 크게 붙여놓는 건 무섭다..,




3. 

공감으로 위로 혹은 상처 받았던 일상 경험  

-기록 생략


4. 

현재 본인의 공감 능력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요?  

-기록 생략


5. 

요즘 마음이 어떤가요?

-기록 생략




 이 책을 읽고 충조평판(충고,조언,평가,판단)만 안 할 수 있어도 공감의 절반은 시작된 거다. 
(...) 
초등학생 아이가 학교에서 어떤 다툼 때문에 선생님에게 혼나고 집에 와 엄마에게 얘기했더니 엄마가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라고 충고하는 장면. 아이가 울면서 말했다.
 "엄마는 그러면 안 되지. 내가 왜 그랬는지 물어봐야지. 선생님이 혼내서 얼마나 속상했는데 엄마는 나를 위로해 줘야지. 그 애가 먼저 나에게 시비를 걸었고 내가 얼마나 참다가 때렸는데. 엄마도 나보고 잘못했다고 하면 안 되지."
 (...)
 어린이 집에서 왕따 경험을 한 여섯 살 아이가 오랜 시간에 걸쳐 엄마의 세심하고 과감한 지지를 받은 후 홀가분한 표정으로 했다는 말. 
 "엄마, 고마워. 나는 이제 자유야."
 그게 이 책의 전부다. '정혜신 공감'의 핵심이다. /p.10 추천사


주변에 추천하고 싶은 책이고, 부모님께 소개했더니 엄마가 요즘 읽고 계시다. '공감'하는 대화를 하고 싶다면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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