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100일 전쯤 고3 큰딸과 약속을 했다. 고3이라 힘든 거 알지만 최선을 다해달라고... 그 길 외롭지 않게 엄마가 함께 달려주겠다고... 다만 말뿐 아닌 유의미한 결과물들을 보여주겠다고 선언 아닌 선언을 했다. 그날 이후 일을 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시간을 자기 계발 미션들을 수행하기 위해 쏟아부었다. 새벽까지 책을 읽고 글쓰기를 하며 수험생 딸의 여정에 함께 했다. 대입이라는 관문 앞에서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는 고3 딸을 위해 내가 선택한 건 '함께 성장하기'였다.
"든든하게 함께 할 테니 현역 고3이 가져갈 수 있는 기회들을 최대한 살려보자고! 시간이 흐른 뒤 '그때 조금 더 열심히 할걸...'이란 후회 남기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보자!"라고 이야기했다.
딸은 지금 19년 인생 최대의 도전 한가운데 서 있다.
"너의 인생에 다시는 없을 고3의 시간 멋지게 도전하고 즐겨보자. 우리 딸 잘하고 있어! 너무 멋지고 최고야."
사랑하는 딸아,
너는 하나님께서 멋지게 만드신 '존귀한 자'임을 절대 잊지 마! 엄마가 늘 기도하며 끝까지 함께 할게!
그를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 영화와 존귀로 관을 씌우셨나이다 <시편 8편 5절>
'나는 왜 좋고 행복했던 기억보다 아픈 기억들이 자꾸만 떠오르는 걸까?' 나의 역사 연표를 작성하면서 오롯이 과거로의 추억여행을 했다. 에피소드를 한 개, 두 개씩 꺼내 놓으면서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유년시절, 학창 시절, 가족들과의 기억들 속에 분명 행복한 순간들이 존재했을 텐데 말이다. 계속 생각 중이긴 하지만 아직 그 답은 찾지 못했다. 아프고 슬픈 상처들을 다 쏟아내고 나면 그때서야 비로소 행복한 기억들을 꺼낼 수 있으려나? 이게 자연스러운 과정인가? 내가 너무 부정적인 건 아닌가?
스스로를 들여다본다는 것. 막상 시작하고 나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쉽지 않은 시간들이다. 나름 나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도 착각이었다. 누군가의 누구로 살아내느라 스스로를 너무 돌보지 못했기에 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자신도 돌보지 못하면서 자꾸만 누군가를 돕고 싶은 마음이 드는 나. 나의 최종 목표가 누군가의 '치유'를 위함인 것도 그 때문이다. 누군가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전에 나를 먼저 들여다보는 게 순서라고 생각하여 이 여정을 시작했다. 이 도전을 시작한 또 하나의 이유는 고3 수험생 딸과의 약속 때문이다. 나는 오늘도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다. 그 덕분에 생긴 유의미한 결과물들을 보니 참 뿌듯하고 엄마로서 부끄럽지 않다. 오늘 잠시 쉼표를 찍고 나면 내일은 좀 더 따뜻하게 나를 다독일 수 있을 것 같다. 시작하길 정말 잘했다. 나의 여정 힘낼 수 있게 함께 걸어주시는 혜지님과 우진방장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