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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대표 Oct 02. 2023

'나' 잘 모르면 공부해야 하는 거야

내면 아이 들여다보기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한국에서 낳고 자랐다면 말이다. 그래도 요즘 아이들은 내가 자랄 때보다는 나은 것 같긴 하다. 내가 어릴 적 부모님들은 생계유지를 위해서 매일매일 치열하게 열심히 살아내시느라 바빴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는 게 아니라 열심히 일 해서 이 아이들을 잘 먹여 살려야 한다는 생각만 하셨을 테다. 지금처럼 풍족한 시절이 아니었기 때문에 특별히 부유했던 가정이 아닌 이상 나랑 비슷했을 거라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문화나 정서상 부모님들도 칭찬을 많이 받고 자라지 않았을 것이고 칭찬을 받지 못하고 자라온 부모는 자식에게도 칭찬에 인색하기 마련이다. 잘했다고 인정받는 것은 거의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었다. 칭찬은 인색하고 비교는 수준급인 우리나라 문화 덕분에 우리는 모두 스스로를 낮게 평가한다.


10개 중 9개를 잘해놓고 칭찬받을 생각에 들떠 있었는데 제대로 안되어 있는 1개로 인해 타박을 받거나 꾸중을 듣는다. 9개를 잘해놓은 것은 당연한 거지 칭찬을 받을만한 거리도 안 되는 분위기이다. 작은 것 하나도 당연한 게 어디 있겠는가? 그래도 하느라 고생했는데 과정을 조금이라도 칭찬받고 인정받으면 좋으련만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그래 주는 분위기가 아니다. 가정뿐만 아니고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교육 과정 자체가 강점을 찾아서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고 발전시키는 커리큘럼이 아니다. 그저 어떻게 하면 내신과 수능성적 1등급이라도 더 올릴까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가정, 학교, 사회에서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받고 좋은 학교에 입학해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하고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공무원이 되는 것이 인생의 성공이다'라고 우리를 세뇌시키고 있다. 우리가 의심할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들이 같은 목적을 갖고 한 방향으로 잘 인도해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을 다 마치고 졸업할 때가 되면 성인이 되는 첫출발부터 많은 아이들이 좌절로 시작한다. 그 이유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지금까지 달려왔는데 좋은 성적을 받고 어른들이 원하는 좋은 대학에 들어간 아이들은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절대다수의 아이들은 갑자기 방향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것만을 강요받고 그것만을 위해 19년 인생을 달려왔기 때문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어른들이 안정적이라 생각하는 대기업이나 공무원이 되지 못했을 때는 또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그곳에 들어가야 좋다고 끊임없이 세뇌당하며 자라왔기 때문에다. 근데 따지고 보면 대기업과 공무원이 되는 것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절대다수이다. 그렇다면 절대다수의 아이들은 실패한 것인가?


'나도 나를 잘 모르겠어요.'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잘 모르겠어요.'


'나에겐 강점이 없는 것 같아요.'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우리나라 교육환경과 가정마다의 분위기를 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으니 안심하라는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쓰고 있다. 그런 환경에서 자라고 성인이 되었기 때문에 잘 모르고 어색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똑같이 찍어내어 그나마 성공한 대기업 다니는 사람들이나 공무원들도 그 자리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일을 찾는다. 적어도 어른들이 옳다고 생각하여 그게 마치 삶의 정답인 양 제시해 주고 인도해 준 그 종착지도 모두에게 정답일 수는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물론 다행스럽게 잘 맞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모두가 다른 사람들인데 똑같은 환경과 직무가 모두에게 행복과 만족을 가져다줄 수는 없는 것이다.






자, 그럼 지금까지는 교육환경과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나를 제대로 알아볼 시간이 없었다고 하자. 하지만 이제는 더는 물러나서는 안된다. 우리가 잘 모르는 분야가 있으면 공부를 하는 것처럼 '나'도 모르면 공부해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무엇인지, 내가 잘 해낼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답해보면서 알아가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 어색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강점으로 일을 하고 퍼스널 브랜딩에 성공하려면 꼭 한 번은 나와 독대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기왕 이 글을 읽게 된 거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이번 기회에 나를 충분히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 될 거라 확신한다.


나를 알아보기로 결심했다면 가장 먼저 내 안에 있는 내면의 아이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 과거, 현재, 미래의 나를 알아가려고 하는데 내 안에 있는 아이를 돌아보는 것은 과거의 나를 재조명해 보는 일이다. 퍼스널 브랜딩 한다고 했지 무슨 과거 타령이냐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이것은 나의 강점을 찾는 과정 중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쌓아 올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마이너스 상태에서 쌓아 올려야 한다면 어떨까? 더 힘들고 기운 빠지고 진도도 안나 갈 것이다. 무언가를 시도하려고 해도 내 안에서 자꾸만 부정적인 생각들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내가 할 수 있겠어? 더 잘하는 사람도 수두룩한데 이제서 내가 한다고 되겠어? 등등 그 누구의 말보다 내 안에서 나를 향해 던지는 말들이 나를 더 작게 만들고 자신감은 점점 하락한다. 이것이 바로 마이너스 상태인데 내 안에 칭찬받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했던 내면의 작고 초라한 아이가 자꾸만 나를 끄집어 내리는 것이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OOO 작가님의 인터뷰 영상을 보게 되었다. 작가님도 내면의 아이와 만나기로 결심하고 그날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엔 말도 안 되고 유치한 글을 쏟아져 나왔고 그렇게 하나하나 과거의 에피소드를 적다 보니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었고 왜 쇼핑중독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깨닫게 되었다고 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만의 보석 같은 강점을 찾아주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나는 내 안에 있는 아이와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유년시절부터 시작해서 떠오르는 에피소드들을 하루하루 글로 적기 시작했다. 며칠 동안 글을 적다가 나 스스로에게 너무 놀랐다. 분명 좋았던 일, 행복했던 일, 기뻤던 일도 있었을 텐데 슬펐던 일, 우울했던 일, 기분 나빴던 일, 좌절했던 일, 실패했던 일들만 계속 떠올랐다. 이렇게 부정적이고 행복하지 않았던 유년시절, 청소년 시절, 청년시절의 일들을 다 쏟아 내고 나면 비로소 행복했던 기억들이 생각나려나... 싶은 정도였다.






어떤 배경으로 자라왔던 상처가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린 시절 받은 해결되지 않은 상처들은 사라진 것이 아니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숨기는데 익숙한 어른의 내가 고이고이 마음 한 구석에 밀어 넣은 것이다. 상처들은 내 마음 한켠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불쑥불쑥 나타나서 나를 괴롭힌다. 이 참에 그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주고 인정해 주면서 화해를 시도해 보자. 칭찬도 많이 해주고 외롭고 힘들었다면 손도 잡아주고 안아주면서 토닥여주고 위로해 주자. 거창한 시작이 아니어도 좋다. 수첩에 간단하게 끄적여놓아도 좋고 누군가 보는 게 싫다면 SNS나 블로그에 비공개 글로 작성해도 좋다. 아니면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이메일을 보내는 것도 방법이다. 언젠가는 해야 할 일 더는 미루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 공부가 처음인 분들을 위해 내면 아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질문 몇 가지 올려둔다. 꼭 이 질문이 아니어도 되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3개월 남은 2023년 남은 기간 동안 '나' 공부에 도전해 보시길!






[ 과거의 나에게 묻고 답하다 ]


*최근 1년 동안

1. 가장 자주 간 장소는?

2. 가장 많이 만난 사람은?

3. 가장 많은 돈을 쓴 것은?

4. 가장 크게 변한 점은?

5. 가장 변하지 않은 점은?


*과거의 나에게

6. 어린 시절 나의 꿈은?

7. 가장 운이 좋았던 순간은?

8. 가장 운이 나빴던 순간은?

9. 가장 기억에 남은 여행지와 그 이유는?

10. 꾸준히 하는 행동은?

11. 꾸준히 모으거나 애정이 있는 물건은?

12. 기억에 남는 선물이나 편지는?

13. 혼자 있고 싶은 순간은?

14. 절대 혼자 있고 싶지 않은 순간은?

15. 나만 알고 있는 나의 비밀은?

16. 지금은 연락이 닿지 않지만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은? 이유는?

17.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있다면?

18. 내 인생 가장 최악의 순간 3가지는?

19. 내 인생 가장 감사한 순간 3가지는?

20. 가장 지우고 싶은 순간은?

21. 나에게 스트레스란?

22. 스트레스받을 때 내가 하는 행동은?

23. 최근 가장 마음 상했던 일은?

24. 최근 가장 후회스러운 일은?

25.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26. 내 인생 최악의 선택은?

27.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은?

28. 실패 경험이 있다면?

29. 공포스러운 경험이 있다면?

30. 내 인생 가장 외로웠던 순간은?


* 유아기 나의 에피소드 적어보기

* 청소년기 나의 에피소드 적어보기

* 성인이 된 이후 나의 에피소드 적어보기






<인생 그래프 그리기 : 과거 - 현재 - 미래>

과거부터 현재, 미래까지 나의 인생 그래프를 그려보자. 위의 기록을 참고하거나 내 인생 큰 사건들을 중심으로 점을 찍고 간략한 키워드를 적는다. 미래는 목표를 적고 상상하며 점을 찍고 모든 점을 연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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