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부터 시작한 그림책학교에서의 과정이 끝이 났다.
예정대로 그림책더미북 전시를 하였고, 나름의 성과도 얻었다.
같은 길을 걷는 분과 이야기를 나누며,
"쏟아내고 텅 비어버린 컵 같아."
아쉽고, 허탈했다.
부족한 것들만 보여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자꾸만 비교되는 마음에 자신감은 점점 잃어만 갔었다.
전시를 마치고 몸살이 찾아와 식은땀을 뻘뻘 쏟아내던 나는 '바람 빠진 풍선' 같았다.
풍선 부는 걸 무서워 하며, 힘들게 불어 겨우 매듭을 지었는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서서히 바람이 빠져 버린.
매듭은 그대로이나 그 안에 바람은 거의 빠져버려 흐물흐물한 상태의 바로 그런 바람 빠진 풍선 말이다.
전시를 하면서도 전시가 끝나고도
감정의 시소는 널을 뛴다.
수평을 맞춰주면 좋으련만...
나의 감정은 그 수평 맞추기엔 영 재능이 없다.
어느 날은 높이 높이 오르고,
어느 날은 하염없이 떨어진다.
요동치는 감정을 진정하고자,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했다.
'난 왜 이렇지?'
'마음이 물들다.'
물감이 종이에 물들듯이, 색이 변하는 아이는 물들어 갑니다.
- <색이 변하는 아이가 있었다> 작가의 말 중-
상황의 변화로,
주변의 사람들로,
지금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오고 가는 대화가 무엇인지,
요동치는 나의 감정의 주원인은 역시나 '사람'이구나.
상황에 초연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어디에 있든 단단히 뿌리내린 나무가 되고 싶었다.
담담하고, 침착하고 싶었다.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과 진짜 나의 모습의 거리가 좀처럼 좁혀지질 않는다.
너무 빨리 물들어 버린다.
그리고 난 그런 나의 모습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바람 빠진 풍선 같은 기분이 자주 찾아온다.
그림책의 아이도 나처럼 금방 흡수해 버리는 많은 색들이 버거웠을까?
아니면 그것 또한 받아들였을까?
상황에 물들고, 사람에 물드는 스스로를 답답해하지는 않았을까?
오늘은 어찌 된 일인지,
부정의 기운이 솟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