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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강의하고 싶어요.

어제 오전 10시 즈음 낯선 번호가 울렸다. 

"여보세요?"

"고객님! 00 정수기입니다. 이번주에 서비스하러 가려는데 언제가 좋으세요?"

"오전에 오셨으면 좋겠어요."

"그럼 오늘 오전 11시 50분 즈음 방문하려는데 어떠세요?"

"네. 좋아요."


2-3달에 한 번씩 정수기 점검하러 코디분이 오신다. 결혼한 지 7년이 되었으니 많은 코디분들을 만났다. 둘째 출산즈음에 오셨던 50대 중후반 00님이 기억난다. 악기를 다루는 딸내미의 학업을 위해서 시작했다고 했다. 정수기 주변 까기 늘 깨끗하게 정리를 해주셨다. 관리를 잘해주셨던 00님이 어느 날부터 안 보이고 다른 분이 오셨다. 00님은 승진해서 팀장이 되었다는 소식만 듣게 되었다. 관리를 잘해주신 00님의 승진을 마음으로 축하해 줬다.


정오가 지날즈음 정수기코디분이 오셨다. 2-3달 전부터 새롭게 오신 분이었다. 40대 중후반 긴 머리를 질끈 하나로 묶었다. 호리호리한 몸매를 가졌다. 며칠 전에 나온 공저 한 권을 그녀에게 선물로 줬다. 책을 너무 좋아한다면서 20,16,4살 다둥이맘인 그녀는 컴퓨터학원강사, 방과 후 교사를 했었다고 했다. 막내가 태어나면서 늦게까지 일을 할 수가 없어서 지금의 일을 시작했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금, 이일을 하고 있지만, 저는 강의할 때가 재미있고 즐거워요. 다시 강의를 하고 싶어요."라고 이야기했다. 강의를 다시 하고 싶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할 수 있다고 응원해 주었다. 아이를 출산하고 육아를 하면서 자연스레 경력단절이 되었지만, 그녀 맘속에 푹은 꿈은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니, 나도 경력단절의 여성이다. 10년을 넘게 네일리스트로 일했다. 둘째 아이임신과 출산, 육아로 자연스레 네일숍을 폐업했다. 둘째가 돌이 되면 다시 복귀하려고 했지만, 삶은 계획대로 되지가 않았다. 한때는 둘째 아이의 임신을 원망했다. 둘째 아이의 임신과 독박육아 덕분에 나는 새로운 삶을 도전했다. 그리고, 실패와 성공이 반복되고 있다. 오늘도 나의 목표를 위해서 한걸음한걸음 걸어가고 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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