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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아버지는 뇌경색입니다.

아버지 건강하세요.

큰아이를 등교시킨 후 부지런히 집으로 돌아왔다.  둘째 아이는 거실에서 뒹굴고 있었다. 큰방에서는 아직도 꿈나라 중인 남편이 있다. 한 손에는 둘째 아이의 손을 잡고 다른 손에는 유치원책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유치원스쿨버스정거장을 향해서 걸었다. 아이와 함께 벤치에 앉았다. 


핸드폰을 열고 카톡을 확인했다. 여동생에서 연락이 왔다. [아버지 응급실 오셔서 눈뜨자마자 병원에 불려 옴]이라고 적혀있었다. 톡을 확인하고 전화를 했다. 

"언니? 아이들은 보냈어?"

"큰애는 등교시켰고, 둘째 아이 등원시키는 중이야."

"그럼, 이따가 연락해. 아이부터 등원시켜."

"알았어."


이혼하시고 혼자 사시는 아버지는 한 달 전즈음에 입원하셨다. 말이 어눌해지고 음식을 삼키는 것이 어려웠다고 하셨다. 검사결과 아버지는 뇌경색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꾸준한 약물치료와 재활치료를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아버지도 젊은 날의 아버지가 아니셨다. 이제는 백발의 78세 노인이셨다.  자주 찾아뵙지 못해서 더 죄송하다. 


"언니, 아버지가 머리가 너무 어지럽다고 119를 불렀어. 119 대원이 나한테 연락 줘서 정신없이 병원으로 갔어. 그리고 검사결과 이상이 없다고 하니 너무 걱정하지 마."

"고생했어."

"아버지 집으로 잘 모셔다 드렸으니 걱정하지 마. 내가 아버지한테 잔소리좀했어. 운동 좀 하시고, 식사도 잘하시라고.."

"그래. 소은엄마 고생했어"

몇 달 전 친정부모님이 아프셔서 병원으로 쫓아다니느라 정신없다던 00님이 생각났다. 우리 부모님은 별일 없으시겠지?라는 막연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 자매에게도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 부모님이 건강하고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우리 부부도 내년이면 반백살이다. 우리도 노인이 될 것이다. 지금부터 건강관리에 힘써야겠다. 퇴근하고 돌아오는 남편에게도 폭풍잔소리를 해야겠다. 담배를 끊어라. 운동해라. 탄산음료 그만 마셔라. 군것질 그만해라. 등등... 아직도 어린두남매를 위해서 우리 부부는 건강해야 한다.


친정아버지께 전화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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