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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에서 육아맘으로

오늘도 욱하고 반성합니다.

생떼 부리는 딸아이 때문에 오늘도 욱했다. 지난 주말에도 홀로 육아하는 바람에 피곤함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환절기라 그런지 두 아이들이 번갈아가면서 감기에 걸리기도 했다. 토요일 오전 두 아이들 아침밥을 부지런히 먹이고, 두 아이들 옷을 챙겨 입히고 외출 준비를 했다. 나는 대충 옷을 입고, 모자를 썼다. 2인용 유모차에 두 아이들을 태우고 가까운 이비인후과로 갔다. 차로 가기는 가깝고, 걸어서 가 기는 조금 먼 애매한 거리였다. 걸어가는 중간중간 밖으로 나오려는 작은아이에게 이야기했다.


“예주야! 조금만 더 가면 도착한다. 나오면 안 돼!”

“엄마, 안 돼?”

“그래, 나오면 안 돼!”

“...”     

두 아이들과 함께 외출은 늘 전쟁 같다. 특히 남편 없이 혼자서 두 아이들과 외출은 상상하기 힘들다. 가는 도중에도 여러 번 나오려는 작은아이를 다독이면서 등에는 식은땀을 쭈욱 흘렸다.     

도착한 이비인후과에서도 또 생떼가 시작되었다.      

“사탕 줘, 사탕 주라고. 엉엉엉”     

작은아이는 사탕을 달라고 바닥에서 누워서 울기 시작했다. 또다시 등에는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병원 안에는 코로나 주사를 맞으려고 기다리는 사람, 코로나 주사 맞고 기다리는 사람, 우리처럼 감기로 진료를 받으려는 환자들로 북적였다.      

‘아. 사람 많은 곳에서 나를 시험에 들게 하는구나.’     

작은아이를 안고 달래도 보았지만, 그럴수록 아이는 힘이 더 들어갔고 내 체력은 점점 딸려가고 있었다. 아이의 울음소리에 사람들은 계속 쳐다보기 시작했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작은아이를 끌어안고 엉덩이를 토닥거렸다. 그래도 울음은 멈추지를 않았다. 육아 초보 맘인 나에게 아직도 우는 아이를 달래는 건 너무 어렵다. 요 며칠 사탕을 자주 먹는 둘째 아이는 충치가 생겼다.      

우는 작은아이를 가슴에 꼭 끌어안고, 토닥여야 했다.


“우리 딸내미, 사랑한다. 엄마가 사탕 사줄게. 알았지?”

“정말?”     

그제야 울음은 뚝 그쳤다. 주위 시선이 부끄러워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해줄 수밖에 없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려서 주말에 먹을 것들을 구매해 집으로 돌아왔다. 점심때가 되어서 두 아이들 점심을 챙겨줬다. 그리고 나서야 힘들었던 내 마음과 몸을 조금 휴식할 수 있었다.     

딸아이가 잠에 들었다. 잠자는 딸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반성했다. 잠잘 때 유난히 천사 같은 얼굴로 쌕쌕거리며 잔다. 귀여워서 볼에 입맞춤을 했다. ‘낮에 병원 바닥에서 들어 누운 딸아이가 맞나?’ 화가 나서 아이에게 소리를 질렀다. 아이는 더 세게 울고, 화는 참을 수가 없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는 것은 정말 어렵다. 그날 밤 영상을 검색해봤다. 육아전문가가 이야기한다.     

“그냥 말해도 들을 거니까 굳이 화낼 필요가 없다.”

“네가 떼를 써도 울어도 전혀 아무렇지도 않아.”     

아이에게 화를 내는 건 양육자가 불안하고 약하다는 걸 아이에게 알려주는 거랬다. 그래서 먼저 내 멘탈을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나처럼 아이가 떼쓰는 중간에 들어주면 아이는 ‘안 되는 것도 떼를 쓰면 해주네?’라고 학습이 된다. 그래서 내가 아이에게 해야 하는 것은 ‘안 되는 이유를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아직은 어리니 이야기해도 모르겠지?라는 나의 생각은 잘못된 것이었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육아를 한다. 낮에는 욱하고 밤에는 잠자는 아이 얼굴을 보면서 오늘도 반성한다. 단톡방에서 육아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선배 육아맘은 나에게 이야기해주었다.     

“나도 육아가 힘들어서 매일 울고, 책을 끼고 살았어요.”

“그래요?”     

육아는 나만 힘든 게 아니었다. 모든 엄마들도 힘들어서 남몰래 울었다고 하니 작은 위로가 된다. 모든 육아 책이 나에게 정답일 수는 없다. 하지만, 오늘도 힘든 육아를 위해 책을 붙잡아 본다.     

등원하는 딸아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현명한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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