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긍정왕 미용실원장님.
두 아이들이 시댁에 간 토요일은 조용하다. 남편과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다. 낮밤이 바뀐 남편과 유일하게 소통을 하는 시간은 주말 오전시간이다. 서로의 직업에서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 정치이야기 등 등을 한다. 남편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말이 많았던 남편도 삶이 피곤하니 말도 많이 줄었다.
오늘은 집 근처 단골 미용실에 가야겠다고 결심을 했다. 초긍정인 미용실 원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면 힐링이 된다. 못 본 사이에 이야기보따리가 늘었다. 원장님의 주식이야기, 손님이야기, 그리고 가족이야기를 해주셨다. 친정오빠는 어렸을 때부터 맘을 잡지 못하고 망나니처럼 살았다 한다. 새어머니의 학대에 맞서서 새어머니랑도 다툼이 많았다. 동생들도 많이 때렸다. 그리고, 학교도 퇴학을 당했다 한다. 성인이 되어서도 변변한 직업도 없이 술만 먹고 20대를 보냈다고 했다. 선산을 팔아서 장사도 시작했지만, 실패했다. 하지만, 30대 중반에 새언니를 만나서 결혼하면서 열심히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은 큰 낚시터를 운영하는 어엿한 사장님으로써 경제적으로 잘 살고 있다. 오빠이야기를 해주면서 삶은 끝까지 살아봐야지 안다고 했다.
망나니 같던 원장님의 친정오빠도 결혼을 계기로 정신을 차렸다. 삶은 어떤 계기를 통해서 변하는 것 같다. 작년에 남편의 사업실패로 아파트도 날아갔다. 지금도 모든 가전제품들은 빨간딱지가 붙여져 있다. 나는 우리 집에 있는 빨간딱지가 삶의 원동력이다. 가끔 정신줄 놓고 살고 싶다. 하지만, 전자레인지에 붙은 빨간딱지 덕분에 노트북을 싸들고 카페로 왔다. 원장님 말대로 삶은 끝까지 살아봐야 그 끝을 알 수 있다. 쉬고 싶은 주말이지만, 오늘도 열일하자!!
그녀 덕분에 또 한 가지 배우고 깨닫는 하루이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