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식보다는 희소식을 바라요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집에 들어가는 길에 메시지를 주고받곤 합니다. 다들 각자 바쁘다 보니 어쩌다 어렵게 시간을 내서 만나면 헤어지기가 참 싫더라고요. 그 아쉬움을 메시지로 대신하다가 저는 메시지의 끝에 붙이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해~"
제가 행복하다는 건지 당신이 행복하라는 건지 애매해요. 사실 둘 다 이긴 한데 첫 번째 의미로 직접적으로 말하기엔 쑥스러워서 저렇게 씁니다. 평소에는 잘 쓰던 단어도 괜히 글로 적고 찬찬히 살피다 보면 단어의 구조가 궁금해져서 사전을 찾아봅니다.
행복(幸福) [행:복]
1. 복된 좋은 운수.
행복이 가득하다.
2.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
행복에 젖다.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복과 함께 만족, 기쁨 가득한 상태가 바로 행복입니다.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 없이 좋은 단어네요. 언제부터인가 '안녕'이라는 단어보다는 '행복'이라는 단어를 쓰게 되었습니다. '안녕'이라는 단어도 예전에 지금의 행복처럼 단어 자체가 궁금해서 사전을 찾아보았지요.
안녕(安寧)
1. 아무 탈 없이 편안함.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다.
2. 편한 사이에서, 서로 만나거나 헤어질 때 정답게 하는 인사말.
친구야, 안녕.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아무 탈 없이 편안함.' 최근 몇 년 동안 아무 탈 없이 편안함이라는 게 힘들어지긴 했어요. 코로나도 벌써 꽉 채운 2년을 넘어 3년에 가까워지고 있으니까요. 이런저런 핑계로 만남은 더 줄어들었습니다. 저는 일을 그만두다 보니 약속이 아니면 이제는 사람을 만난 일 자체가 많이 없어졌어요. 그러기에 가끔 있는 약속은 정말 소중한 시간이 되어버렸습니다.
이 험난한 시국에, 귀한 시간을 기꺼이 내 준 사람에게 단순히 '별일 없었으면 좋겠어요.'라는 말보다는 좋은 소식과 일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행복해'라는 말을 씁니다. 물론 당신 덕분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는 고마움도 함께 담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