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전달할 매개체가 텅 비어있는
영화 '그래비티'를 봤다.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와 그 지구를 바라보는 우주비행사들을 보면서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이러한 인간을 파묻어 버릴 듯한 시커먼 우주에 대한 신비함과 무서움이 머릿속을 둥둥 떠다녔다.
인상적인 것은 우주에서 아무 소리도 전달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과학시간에 수차례 배웠지만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영화의 전투 장면은 항상 소리로 꽉 차 있었다. 오히려 소리로 꽉 차 있어야 할 것 같은 장면이 너무나도 고요해서 어색했다.
우주는 진공상태라 소리를 전달할 매개체가 없어서 무서울 정도로 고요하다. 매미소리와 선풍기 소리로 진동하는 방이 펑하고 우주로 날아오른다면 좀 더 깊게 낮잠을 잘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진심을 모른 체하는 것보다 더욱 씁쓸한 건 나의 진심을 상대가 모를 때이다. 눈에 보이지 않고 들리지도 않는 진심을 전달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어쩌면 우리 사회는 진공상태와도 같아 진심을 전달해줄 매개체가 없는 것이 아닐까 싶다. 차갑고 고요한 우주를 혼자 유영하는 우주비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