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걸어가는 것인가
옷장 손잡이에 걸려있는 축 처진 청자켓에 젖어있던 대학 축제의 기억이 말라비틀어져간다.
바삭바삭하게 말라 건드리면 툭하고 부서질 것 같은 낙엽이 마음속에 들어찬 싱숭생숭한 날이다.
건조해서 갈라진 입술에 하얗게 일어나는 각질이 거슬려서 아무리 립밤을 발라보지만 나도 모르게 다시 입술을 뜯고 있고 노을 지는 하늘은 공기를 더욱 건조하게 만드는 거 같다.
내일이 기다려지지 않는다.
이 한 문장이 지금 나의 기분을 표현한다.
특별할 것 없는 내일인걸 알고 안대를 벗고 일어나는 것이 생각보다 고통스러운 일임을 알았다.
기다리고 싶은 일을 만들어야겠다. 억지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