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잎 Apr 03. 2019

[영화] '바이스'를 보는 씁쓸한 시선

'절대반지'를 가진 자의 힘

영화 '바이스'


- 이 영화는 '브런치 무비 패스'를 통한 시사회로 관람을 하였습니다.



'딕 체니'의 손가락에는 '절대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마지막 쿠키 영상까지 보고 씁쓸한 표정으로 가방을 챙기면서 머릿속에 든 생각이었다. 과연 누가 권력을 가져야 할 것인가? 권력을 가질 자격이 있는 사람이 과연 존재할까?라는 회의적인 생각이 머리를 짓눌러 답답했다.


권력을 가진 다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기를 가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실체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욱 가늠하기 힘들고, 그렇기에 멀리서 불어오는 안개처럼 서서히 다가와 어느새 우리의 눈앞을 가려버린다. 유명한 영화 대사처럼 우리는 '개돼지'가 되어 두 손 두 발이 묶여 권력자들이 만들어 놓은 철창에 갇혀 눈만 껌뻑거릴 수도 있다.


권력을 얻는다는 것은 소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반지들'을 소유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본 딕 체니라는 인물은 수많은 반지중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영화 '반지의 제왕'의 중심 소재인 '절대 반지'를 소유한 인물이었다. 


절대반지


절대반지는 '반지의 제왕' 소설 속 등장하는 다양한 반지들을 압도하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즉 '절대반지'를 차지하는 자는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절대반지'는 단순히 소유자의 힘을 증폭시키는 것과 더불어 은신, 또는 볼 수 없는 세계까지 보게 해주는 등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절대반지'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소유자의 마음을 사악하고 탐욕스럽게 변질시킨다는 점이다.


영화의 원작 소설에는 절대반지 이외에도 다양한 반지들이 나온다. 소설 속에 나오는 반지들이 현실 속의 '크고 작은 힘'들을 상징한다면 '절대반지'는 이 다양한 힘들을 무자비하게 통제하고 지배할 수 있는 '권력 위의 권력'으로 묘사된다. 


영화 바이스 <스틸컷>
그로서 역사는 완전히 바뀌었다.


딕 체니에게 있어서 조지 W. 부시의 러닝메이트 제안은 '절대반지'를 소유할 기회로 보았을 것이다. 조지 W. 부시와 담판을 짓던 딕 체니의 복잡한 미소 속에는 이미 권력 위의 권력으로 군림할 수 있는 '절대반지'를 끼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을 것이다.


자신의 손에 끼워져 있는 '절대반지'를 만지작 거리며 게임을 하듯 역사를 완전히 뒤바꾸어 버린 딕 체니는 '절대반지'의 힘을 제대로 이해하고 가장 강력하게 사용한 인물이었다. 그에게 있어서 법은 그저 해석하기 나름인 글자들의 집합에 불가했다. 


‘단일 행정 부론’이나 ‘부통령은 입법부나 행정부에 속하지 않는 제4부’라는 황당한 헌법 해석 등을 이용해 자신을 향한 견제를 피해나가는 딕 체니는 미국인들의 전화, 문자, 이메일까지 도청할 수 있는 애국법부터 군 통수권, 내각 구성권 등을 얻었고 나아가서 고문까지 합법화시켜버린다.


영화 바이스 <스틸컷>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 '논-픽션'을 바라보는 시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