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잎 Jul 25. 2019

[영화]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을 바라본 시선

접시 위에 우주를 담는 예술가 

영화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 포스터


- 이 영화는 '브런치 무비 패스'를 통한 시사회로 관람을 하였습니다.


- 영화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으니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1. 무한한 호기심이 만든 거장


  한국에서 유행하는 예능 트렌드중 하나는 바로 요리이다. 요리를 주제로 한 예능은 최근 몇 년 동안 대한민국 예능 프로그램을 점령하는 주제 중 하나이다. 요리를 주제로 표방한 예능이 우호죽순 생기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인간 생활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의식주'중 하나이기 때문일 것이다.


  스타 셰프들의 요리를 보면 감탄한다. 요리에 대해 문외한이지만 창의적인 방법과 화려한 플레이팅까지 곁들인 한 요리를 보면 하나의 예술 작품과 같다. 셰프의 세심한 손끝으로 탄생한 각양각색 요리를 보는 것만으로도 눈은 즐겁고, 입안에 침이 저절로 고인다. 단순히 배고픔을 잊기 위한 요리가 아닌 최고의 맛을 찾기 위한 셰프들의 노력은 우주의 비밀을 풀기 위한 과학자, 아름다움을 그리는 예술가들과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영화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 포스터
저는 모든 손님들을 만족시키고 모든 감각에 맛있는 기억을 남겨주고 싶어요.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 중


  요리는 무한한 우주와 같다. 정의할 수 없는 '맛'이라는 영역은 아무리 탐구하고 연구해도 끝이 없다. 프랑스 최고 셰프로 꼽히는 알랭 뒤카스(63)가 아직도 전 세계 곳곳을 찾아다니며 여러 음식 맛을 직접 보는 이유이다. 전 세계 21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총 18개 미슐랭 스타를 획득한 거장인 알랭 뒤카스는 거장이라는 수식어를 얻을 수 있던 원동력으로 호기심을 첫 손에 꼽는다. 세상의 모든 맛에 대한 호기심은 그를 멈추지 않게 만들며 런던, 홍콩, 베이징, 도쿄, 마닐라, 파리, 뉴욕, 리오로 끊임없이 미식 기행을 떠나게 만든다. 



2. 디테일이 모여 전부가 된다


  프랑스 농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알랭 뒤카스는 요리 재료 본연의 맛을 우선시하는 자연주의를 지향한다. 육류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채소 위주의 메뉴를 선보이는 셰프이다. 거장답게 최상의 음식재료만을 고집하고 직접 농장을 찾아가 자신의 레스토랑에서 사용할 채소와 열매의 제조 방식과 일일이 맛보며 무심코 넘어갈 '디테일'에 집중한다.


영화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 포스터

 

  그의 철학인 '디테일이 모여 전부가 된다.'는 다큐멘터리를 관통하는 주제이다. 단순히 셰프의 모습이 아닌 사업가로서 면모가 강조되는 장면에서 그의 철학이 빛이 난다. 자신이 운영하는 세계 각지 식당을 찾아가 직접 음식을 먹어본다. 그 후 각 식당의 셰프들에게 "한방이 필요하다", "디테일이 모여 전부가 된다"와 같은 촌철살인의 평가로 음식과 사업에 관한 철학 모두를 엿볼 수 있었다.


  그가 베르사유궁 안에 최초의 레스토랑을 열기까지 과정에서도 그의 '디테일'에 관한 신념을 볼 수 있다. 300년 전 왕의 식사를 현대식으로 제공하기 위해 메뉴 선정은 물론 레스토랑 인테리어, 식기 디자인, 유니폼까지 가볍게 치부할 수 있는 부분 하나하나 신경 쓰는 모습에서 사소한 디테일의 중요성이 느낄 수 있다.



3. 모방과 창조, 그 사이 존재하는 새로움


  영화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은 베르사유 궁전 안에 레스토랑을 여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는 알랭 뒤카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알랭 뒤카스에게 이 프로젝트가 무모한 도전으로 보이는 이유는 바로 300년도 더 된 왕의 식사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을 하면서 동시에 전통적인 부분들을 지켜내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 포스터


  완전한 모방도, 그렇다고 완전히 새로운 요리도 되어서는 안 되는 모순적인 상황을 예술로 풀어나가는 알랭 뒤카스는 사람들이 무모하다고 말을 하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를 한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지만 알랭 뒤카스가 도전하는 영역은 모방도, 창조도 아닌 그 사이에 존재하는 새로움을 찾아야 하는 도전이었기에 그의 성공이 더욱 값져 보였다.


  영화는 프로젝트의 성공을 알리고 조용히 막을 내린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가 끝났다고 해서 그의 여정이 끝이 난 것은 아니다. 그는 아직도 왕성한 자신의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세계 곳곳을 누리며 '맛'이라는 철학적 문제를 파 해치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을 것이다. 요리사이자 사업가이자 예술가인 알랭 뒤카스의 여정이 항상 창창하기만을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 '롱샷'을 바라본 흐뭇한 시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