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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잎 Aug 20. 2019

[영화] '우리집'을 바라본 따뜻한 시선

따스한 슬픔이 쏟아져 내리는 영화


영화 '우리집' 포스터


- 이 영화는 '브런치 무비 패스'를 통한 시사회로 관람을 하였습니다.


- 영화 '우리집'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으니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우리집'을 지키는 방법


  영화를 보는 내내 흐뭇하게 바라보았지만 영화의 배경은 마냥 따뜻하지 않았다. 부모님의 분열을 앞두고 있는 '하나'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가족여행'을 추진하는 현실에 살고 있다. '하나'에게 다가올 현실은 불안으로 가득 차 있고, 가족의 분열을 엿본듯한 '하나'의 얼굴에는 어느샌가 억지로 지어지는 해맑은 미소만이 자리 잡았다.


영화 '우리집' 스틸컷


  하지만 '하나'는 포기하지 않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현실을 피하지 않고 맞서 싸웠다. 20대 중반인 나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하나'가 생각해낸 해결책은 무모하고 역부족으로 보였지만 자신만의 해결책을 믿고 의심하지 않고 추진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내가 꽉 막힌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란 반성을 하게 되었다. 이처럼 '하나'가 현실을 맞서 싸울 수 있었던 건 가족을 지키고 싶다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순수함' 때문이었다.


영화 '우리집' 스틸컷


  '하나'뿐만 아니라 '유진', '유미'의 현실도 녹록지 않다. '하나'의 가족처럼 분열의 불안감은 없지만 안정적이지 못한 생활터전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잦은 이사와 안정적이지 못한 생활로 자신의 고민과 걱정을 터놓을 친구, 오빠, 언니, 동생이 없는 '유진'의 삶에 '하나'가 다가왔고,  '유진'에게 하나밖에 없는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동생이지만 집을 지키겠다는 의지만은 확고한 '유미'까지 뭉쳐서, 우리 집, 너희 집 할 것 없이 '모두의 집'을 지키기 위한 세명의 아이들의 고군분투가 담겨있다.



2. '아름다운 색감'으로 가득 찬 작품


  영화 '우리집'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바로 청량함이 가득한 영상미이다. 배우들의 무대 인사 시간에 더운 날씨를 영화 촬영의 고충으로 꼽았다는 점이 놀라울 정도로 영화 '우리집'은 싱그러움 그 자체였다. 눅눅함과 끈적함은 느낄 수 없는, 시원한 바람이 들판을 가로지르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아련하게 퍼지는, 그런 영화였다.


영화 '우리집' 스틸컷


  영화 '우리집' 색감의 비결은 바로 요즘은 잘 쓰지 않는 1970년대 사진용 렌즈를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렌즈를 활용함과 동시에 채도를 한껏 높여 필름 사진의 향수 어린 색감을 살린 것이다. 그래서인지 영화 '우리집'은 옛날 사진첩을 펼쳐보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하나', '유진', 그리도 '유미'가 훗날 다시 만나 자신들의 추억을 꺼내보듯이 영화 '우리집'이 표현한 색감은 뭉클했다.



3.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


  어른 중심의 작품들이 흔히 가지는 단점 중 하나가 바로 아이들을 단순히 너무 약하거나 너무 눈치 없게만 그려진다는 점이다. 주체적이지 못하고 수동적인 존재로만 아이들을 치부하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 '우리집'은 달랐다. 전적으로 '아이들의 시선'으로 영화는 진행이 되었고, 영화는 '동심'이라는 재료를 제대로 활용했기에 담백한 행복과 따뜻한 눈물을 담은 영화로 탄생할 수 있었다.


영화 '우리집' 스틸컷

 

 아이들의 시선으로 영화가 진행이 되기 때문에 아이들의 눈높이에서의 촬영은 곧 어른들이 화면에서 잘린다는 뜻이다. 영화는 시작부터 아이들의 시선에 따라 움직인다. 아이들의 감정 변화는 카메라의 움직임을 통해 표현이 된다. "조금이라도 위에서 아래로 찍으면 아이들이 대상화돼 보였다"는 감독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카메라의 높이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아이들이 표현하는 '슬픔'도 달랐다. 어른들이 흔히 겪는 객관적이고, 분석적으로 슬픔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어떠한 상황이 닥쳤을 때 난생처음 겪기 때문에 제대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은 '슬픔'이 영화에서 보였다. 명랑하고 따스한 슬픔이 아이들의 얼굴에서 피어났고 더욱 그들의 순수함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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