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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잎 Dec 27. 2019

[영화] '오페라계의 록스타' 영화 파바로티 리뷰

그의 인생은 한 편의 오페라였다.

영화 <파바로티>


영화 <파바로티>는 전설적인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테너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역사상 최초 클래식으로 차트를 섭렵하며 세상을 놀라게 한 슈퍼스타의 생애를 담은 영화다. 


영화 <파바로티> 스틸컷


파바로티의 성장과정부터 스티비 원더, U2의 프론트맨인 보노, 스팅 등 전설적인 뮤지션들과 콜라보 공연을 펼치는 장면까지 화려함과 특히 귀를 사로잡는 사운드로 가득 차 있다. 그중에서 압권은 파바로티와 함께 당시 세계 3대 테너라 불린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쓰리 테너’ 자선 콘서트를 열었던 장면으로 거장들의 기싸움부터 시작을 해 선의의 경쟁이 무엇인지, 거장들의 인간적인 면모까지 엿볼 수 있는 매우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거장 파바로티의 오페라와 같은 삶을 '두 귀'로 보고 싶다면 무조건 추천한다.



1. '하이 C의 제왕'


영화 초반부에 파바로티가 구사하는 '하이 C'에 대한 찬사가 이어진다. '가슴에서 나오는 가장 높은 도'라는 의미를 가지는 '하이 C'는 파바로티의 시그니처이다. 진정한 테너라면 '하이 C'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귓속이 떨리는 느낌을 받는다는 '하이 C'는 돌비 아트모스의 다차원 사운드 기술로 인해 완벽하게 관객들에게 전달되었고 나 또한 머릿속이 진동하는 느낌을 생생하게 받았다.


영화 <파바로티> 스틸컷


'하이 C'를 매우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가창력은 그가 스타덤에 오를 수 있는 발판이 되었으며 '하이 C의 제왕'이라는 칭호를 얻기에 충분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그가 매우 편하게 '하이 C'의 음역대를 낼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파바로티의 천부적인 재능이라고 쉽게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는 치열하게 연구하고 연습을 했으며 만반의 준비가 되지 않으면 '하이 C'에 도달할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말이 장애물을 넘을 때 정확한 위치에서 도약을 해야 넘을 수 있듯이 '하이 C'의 음역대를 내는 것도 이와 동일하다고 그는 표현했다. 이처럼 누구나 쉽게 도달할 수 없는 것이 바로 '하이 C' 음역대이고 파바로티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가 '하이 C의 제왕'이라 불리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쉽지 않은 장벽을 '그는 항상 여유 있게 넘었기 때문이다.' 



2. '재능을 100% 펼친 사람'


영화를 보기 전까지 파바로티를 깊게 알지 못했다. 오페라의 대중화를 이끈 전설의 테너까지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파바로티가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 얼마나 세상에 영향력을 끼쳤는지를 알게 되었다. 마치 영화 <루시>가 인간이 뇌를 100% 활용한다면?이라는 상상에서 출발해 인간이 뇌를 100% 활용하면 초능력을 구사할 수 있다는 설정처럼 파바로티가 자신의 재능을 100% 활용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초능력을 구사했다고 생각한다.


영화 <파바로티> 스틸컷


예술가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즐겨봤다. 예술가들의 삶을 다뤘기 때문인지 화려한 삶의 이면에 존재하는 고독하고 무대에서 보지 못했던 어두운 면들의 비중이 많다. 하지만 영화 <파바로티>는 달랐다. 물로 파바로티 또한 외로움에 힘들어했으며 연기를 할 때면 자신이 광대가 된다는 표현을 할 정도로 고독하고 정체성에 혼란이 오기도 했다. 


하지만 파바로티는 자신의 재능을 100% 발휘하며 인생을 즐겼다고 생각될 정도로 항상 얼굴에 웃음이 가득 차 있고 긍정적으로 사람들을 아끼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자신은 모든 사람들을 믿는다고 말할 정도로 자존감이 아주 높아 보였다. 더 나아가 다양한 자선활동에 참여하며 세상을 밝게 만드는데 노력을 하며 한 사람의 영향력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몸소 실천하는 삶을 살았고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되었다.



3. '순수함과 자유로움'


영화를 보는 내내 파바로티는 참으로 순수하고 자유로운 사람이었다는 것을 느꼈다. "전 지금도 사람들을 무조건 믿어요. 사람들을 믿지 않는다면 나란 존재는 없을 거예요."라는 그의 말은 점점 삭막한 사회에 찌들어가는 현대인들이 보기에는 너무나도 이상적인 말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가 세상을 얼마나 순수하게 바라봤는지를 알 수 있고 이상적인 삶과 사람들을 바라보는 가치관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영화 <파바로티> 스틸컷


그가 가진 순수함은 여성편력 등의 문제로 결점을 얻어 대중들에게 질타를 받았지만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목적 없는 순수성'과 이것이 '사랑'과 엮었을 때 흔히 말하는 '내로남불'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생각한다. 그를 무조건적으로 옹호할 수도, 비난을 할 수도 없다. 단 하나 우리가 유일하게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은 바로 그의 순수함은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쳤고 이는 충분히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는 점이다. 


파바로티의 순수함과 더불어 틀을 깨는 자유로운 사고방식과 이를 실현시키는 추진력은 인상적이었다. '100년 후에 오페라를 친근하게 만든 사람, 용감한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랐던 파바로티의 바람대로 딱딱하고 고지식한 '오페라'라는 장르를 대중들과 즐기기 위한 여러 번의 멋진 시도들을 모두 성공시켰다. 이러한 파바로티의 행보에 비평가들은 혹평을 쏟아냈지만 무시무시한 추진력과 낙천적인 파바로티에게 아무 영향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비평가들의 고루한 고정관념을 엿볼 수 있었기에 더더욱 대중화를 위한 파바로티의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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