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그리고 제주항공 참사
며칠 전 제주항공 사고로 마음 한 켠이 묵직하게 가라앉아 있다. 세월호 때 같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사고가 났단다. 2명이 생존했단다. 더 많이 살았으면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사망자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남편과 함께 TV 앞을 떠나지 못했다. 100여명이 넘어가면서, ‘아… 생존자가 없구나.’ 생각했지만, 끝끝내 전원 사망했다는 뉴스가 나올 때까지 희망을 버릴 수가 없었다.
그 이후에도 아무 일 없는 듯 일상을 유지하며 살아간다. 출근하고, 일하고, 친구들과 만나 술도 한 잔 기울이고, 웃고, 떠든다. 그러나 귀가길, 여지없이 뉴스를 뒤적이는 나를 발견한다. 안 보고 싶은데 참 안 된다.
무안공항은 지을 필요가 없었고, 선거 공약용이었으며, 해당 노선이 문 열고 최초로 생긴 국제선이라더라, 조류를 쫓는 인력이 한 명 뿐이었다더라, 활주로 끝에 둔덕이 세워져 있으면 안된다더라… 막을 수 있었던 징조들은 속속 나오고, 울적함에 분노까지 더해지면서 머리가 아파온다.
화면 속 오열하는 유족들, 한 명 한 명 구구절절한 사연에 감정이입이 되지 않으려 애쓰다가도, 함께 아파하고 함께 울적한 게 오히려 다같이 이겨내는 법인가 싶기도 하다.
세월호는 아직도 다 못 잊었다. 아직도 그 날 아침에 소식을 처음 접하고 계속 뉴스만 새로고침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번 일도, 꽤 오래도록 마음 한 켠에 묵직하게 남을 것이다.
그저 일상을 해치지 않을 만큼 가라앉기도 하고, 또 일상에 휩쓸려 앞으로 나아가야지.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