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출간 기록

투고

1인 출판 vs 독립 출판 vs 기획 출판

by 경조울

책을 내겠다고 결심한 뒤에, 20개 좀 안 되는 출판사에 투고를 했습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뒤로, 따뜻한 심리 에세이가 시장에 쏟아져 나왔습니다. 일종의 유행이었죠. 서점에 가보면 이런 책들이 여전히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자리에 오르고 가장 잘 보이는 가판대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일단 심리, 정신 건강을 다룬 책에 대한 수요는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서점에 서서 대충 몇 권 넘겨보았는데, 사실 좀 아쉬웠습니다. 막연히 '잘 될 거야'라는 메시지를 주는 책이 대부분이라서요. 따뜻하고 몽글몽글하긴 한데, 실제로 정신 질환자들이 어떤 고통을 겪고, 그 과정에서 어떤 고민을 하는 지, 질병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정신 질환을 안은 채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혼자 시간을 보낸다는 게 어떤 것인지 깊이 있게 적은 책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더군요.

캐럴라인 냅의 책을 좋아합니다. 그 중에서도 <드링킹>과 <욕구들>을 굉장히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두 책 모두 작가가 직접 겪었던 알코올 중독과 거식증에 대해서 생생하고 솔직하게 적고 있습니다. 저는 양극성 장애, 그 중에서도 2형 양극성 장애에 대해서도 이렇게 적은 책을 찾고 싶었어요. 하지만 찾다 찾다 지쳐서 직접 쓰기로 했었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일념으로 투고까지 진행하게 됩니다.




투고하기 전에, 먼저 끝내야 하는 고민이 있더군요. 1인이냐, 독립이냐, 기획 출판이냐. 독립 출판보다는 1인 출판에 끌렸습니다. 요즘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조금 있기도 하고, 내 손으로 직접 출판사를 세워 '나만의 책'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습니다. 1인이나 독립 출판 시장이 조금씩 커져 가고 있기도 하구요. 기획 출판에 비해서 비교되지 않는 수익(책 1권 당 인세 10% vs 수익 50-60%)에도 욕심이 났습니다. 1인 출판 하신 분들의 사례를 찾아봤을 때, '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독립 출판의 경우 교보문고, YES24 등의 대형 서점 입점을 포기해야 하고, 1인 출판사의 경우 최소 2권 이상 출판 예정이 아니면 입점이 불가능하더군요. (교보 문고 기준) 앞으로도 경조울이라는 이름으로 책을 쓰고 싶기는 하지만, 당장 두 번째 책을 쓸 때까지 첫 번째 책을 묵혀둬야 한다는 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게다가 워낙 매니악한 글이라 많이 팔기 어려운 책이고, 익명으로 쓴 책이다 보니 SNS 등 제 신분을 드러내고 적극적인 홍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몇 천부를 팔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양극성 장애에 대해서 알리고 싶다는 원래의 취지와 어긋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무엇보다 저한테는 출판사의 마케팅 능력이 절실하게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우선 진행을 해보고, 연락 오는 출판사가 없어서 계약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1인 출판을 하겠다는 결심으로 투고를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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