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출간 기록

면담, 그리고 계약

by 경조울

짧은 시간 동안, 제 글에 가장 깊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었다고 판단한 출판사와 면담 약속을 잡았습니다. 약속 장소는 일부러 출판사가 아닌 카페로 잡았습니다. 면담 후에 계약을 하지 않게 되더라도, 제 신변을 유추할 수 없을 만한 곳으로.

담당자님 성함이 중성적이라서 당연히 남자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여자분이 나오셨더군요. 병원에서 일하면서 온갖 이름엔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멀었나 봅니다. 저도, 담당자님도 머쓱해하면서, 한편으로는 반갑게 인사를 나눴습니다.


오간 질문은 많지 않았지만, 면담 자체는 한 시간 정도 이어졌습니다. 서로에게 물어본 질문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저 -> 출판사

왜 제 글이 마음에 드셨나요?

제 글이 얼마나 잘 팔릴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출판사 -> 저

양극성 장애에 대한 추가적 질문

왜 이런 글을 쓰게 되셨나요?

꼭 해외 출판을 같이 하고 싶은 이유가 있나요?

적당히 쑥스럽고, 서로를 배려하는 분위기에서 차분하게 이어나간 대화가 퍽 마음에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제 글을 진심으로 좋아해 주시고, 왜 제가 이런 글을 썼는지, 왜 책으로 출판하고 싶은지 이해하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담당자님은 어떠셨는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저는 이미 면담이 끝나기 전에 이 출판사와 계약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면담 후 이메일로 계약하겠다고 제 의사를 밝혔고, 이후엔 등기우편으로 온 계약서에 실명, 연락처, 계좌번호를 적은 뒤 서명하여 한 부는 제가 보관하고 한 부는 다시 출판사로 보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제가 계약한 출판사는 최근에 캐럴라인 냅의 <욕구들> 개정판을 출판한 북하우스입니다. 문학동네에서 근무하셨던 분이 1997년에 설립한 회사로, 출판업계에서 일하는 지인에게 물어보니 꽤 잔뼈가 굵은 출판사더군요. 책을 투고할 때 캐럴라인 냅의 책을 출판한 출판사 두 곳을 일부러 골라 넣었고, 이메일에도 "캐럴라인 냅의 책을 좋아한다. 그래서 책을 낸다면 귀사와 함께하고 싶다."는 문구를 따로 넣어서 보냈습니다. (다른 출판사에 보낸 메일의 내용은 특정 양식을 요구하지 않은 한 거의 동일했습니다.) 원하던 출판사와 계약하게 되어 몹시 기쁩니다.

계약을 마치고 이제 지난한 수정, 탈고의 과정이 남았습니다. 요즘은 그래서 한창 수정 작업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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