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글에 관심을 보인 출판사와는 주로 메일로 연락을 주고 받았습니다. 계약 전까지 제가 누구인지, 실명과 얼굴을 밝히고 싶지 않았거든요.
계약 전 메일로 문의한 내용은 대체로 비슷했습니다.
최종 수정으로부터 책이 나올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가?
인세는 어떻게 되는가? (종이책, 전자책 별도)
해외 출판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 가능한가?
글에서 수정할 점이 무엇인가?
1, 2번이야 대부분의 출판사에서 관례적으로 표준 계약을 따르기 때문에 얼추 비슷했습니다. 최종 수정으로부터 2~3개월 정도 뒤에 출판된다고 했고, 선인세는 100만원, 그 외 종이책 인세는 10%, 전자책 인세는 25~35% 였습니다.
해외 출판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두 곳의 출판사는 호의적이었고, 나머지 한 곳은 반응이 미적지근했습니다. 물론 국내에서 상품성이 확인된 다음에 진행하는 편이 출판사 입장에서도 수익에 더 도움이 될테니 이건 이해가 됩니다.
신기한 점은 4번, 수정 방향에 대해 3곳 출판사 모두 비슷한 의견을 주었습니다. 책으로 엮으면서 목차를 더 세분화하고 글을 좀 더 추가했습니다. 브런치에 올렸던 글에 비해서 분량이 약 30% 정도 늘었습니다. 투고 전 수정 작업은 구글 독스에 했는데, 실제 책을 읽듯이 하나의 글로 연결하여 읽으니 부족한 부분, 보완해야할 부분이 잘 보여서 훨씬 수월했습니다. 최종 원고는 양극성 장애로 진단받은 초기, 질병을 부인하고 헤매이던 중기, 받아들이고 치료 받으며 안정된 후기 이렇게 세 파트로 나눴습니다. 아무래도 초기와 중기의 글이 워낙 암울하고 솔직해서 그런지, 3곳 출판사 모두 후기가 아쉽다는 의견을 주었습니다. 감정이 좀 더 드러났으면 좋겠다고요.
일단 알겠다고 했지만, 사실 이 부분은 여전히 고민입니다. 양극성 장애로 치료 받기 시작하면서 극단으로 널뛰던 감정이 많이 안정되었고, 그래서 스스로도 영 재미없는 사람이 되었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글에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게 곧 질병의 자연스러운 경과인 것 같은데,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비약이나 과장을 하고 싶진 않은데 말이죠.
3곳 모두 중소형 출판사지만 좋은 책을 많이 출판한 곳이었고 제 글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메일을 몇 통 주고 받다 보니 그 중에서도 짧은 시간 동안 제 글에 깊은 애착을 보여주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곳이 있었습니다. 투고할 때 '여기서 내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강하게 들었던 곳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메일로 기본적인 궁금증을 해결한 뒤에, 출판사 담당자와 면담을 잡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