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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조울 Oct 27. 2023

책 제목과 표지, 번역 샘플

  드디어 책 이름이 정해졌습니다. 책 이름에 걸맞는 서정적인 분위기의 표지 이미지도 받아서 표지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제시했던 제목과 출판사가 원하는 제목은 많이 달랐습니다. 워낙 간지럽고 오그라드는 것을 잘 못 견디다 보니, 저는 최대한 건조한 느낌의 제목을 짓고 싶었으나 출판사 측에서는 너무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진다는 이유로 좀 더 풀어쓴, 친절한 느낌의 제목을 선호하더군요. 몇 번 조율을 시도했으나 제가 그냥 받아들였습니다. 저야 출판 마케팅 쪽은 하나도 모르는 초짜이고, 상대는 이 바닥에서 경험이 오랜 전문가이니 전문가의 선택을 믿기로 했습니다.

  책 제목과 표지는 아직까지는 비밀입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곧 공개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꽤 설레네요.


  국내 출판과 해외 출판을 동시에 진행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정신 건강에 관한 콘텐츠에 대해서 관심도, 수요도 늘긴 했지만 해외 시장의 수요가 훨씬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영어로 책을 직접 써보는 것은 늘 꿈이었기에, 번역기와 chatGPT의 도움을 받아 제 원고의 프롤로그와 첫 장을 직접 영어로 번역, 출판사에 건넸습니다. 번역 출판 에이전시 측에 제시할 샘플로 사용될 예정입니다. 이것도 부디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을을 타진 않지만, 요즘 꽤 '그로기'한 상태입니다. 성인 ADHD로 치료받는 환자분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고 있는데, 그분이 그러더군요. 치료가 잘 되고, 증상이 잘 조절되기 시작하면서부터 인생이 급격하게 재미가 없어졌다고. 성인 ADHD의 다양한 관심사와 산만함, 충동성은 2형 양극성 장애의 경조증과 꽤 닮아있기에 저는 꽤 공감했습니다. 주변 자극에 대한 민감도가 줄어들면서, 모든 환경과 사람, 사건이 지난날의 매력을 잃은 느낌입니다. 경조증, 봄날을 기억하는 몸뚱이는 자꾸 지난날의 강렬한 자극과 그에 반응하는 나의 활력, 창의성을 되찾고 싶고, 그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니 매일 조금씩 좌절을 맛봅니다. 원래 일상이 이렇게 재미없는 것이었나, 정신 질환을 앓지 않는 사람들의 하루하루는 이렇게나 평범한 것이었나 의아할 지경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다시 경조증을, 2형 양극성 장애의 악화를 경험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는 걸 이제는 잘 알고 있으니까요(불면과 우울과 자살사고). 일종의 푸념입니다. 작은 성과와 그 속에서 차근차근 쌓이는 성취감을 통해 일상의 즐거움을 다시 누리는 것, 그것이 앞으로 제가 평생 노력해야 할 과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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