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출간 기록

탈고

by 경조울

수정 작업을 마쳤습니다. 얼마 전에 썼듯이, 마지막 부분을 수정하면서 글태기를 겪어서 유난히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수정을 마친 원고를 출판사에 보내고 나니 마음이 후련합니다. 책 출판은 11월쯤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 문장은커녕, 한 글자도 적을 수 없는 '백지 증후군'을 겪으며 어쩌면 내가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것도, 조리 있게 글을 쓴다는 것도 스스로 만들어낸 착각이 아닐까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탈고를 마치고 제법 탄탄하게 엮인 문단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다른 건 몰라도 하나는 확신했습니다. 전 정말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어떤 글을 쓸까 구상할 때 잠기는 공상의 순간, 하얀 백지에 차곡차곡 글자를 쌓을 때의 몰입감,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다시 글을 읽을 때 느껴지는 이질감, 사소하게는 딸각거리는 키보드 소리와 글 쓸 때 곁들이는 디카페인 커피 향까지 좋아합니다.

이번 책이 얼마나 잘 팔릴지는 모르지만, 앞으로도 계속 글을 쓰면서 살고 싶습니다.


표지 디자인을 어떤 식으로 할지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2형 양극성 장애의 경조증과 우울,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동시에 갖고 있는 지킬 앤 하이드 같은 이미지를 표현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전했습니다. 정신 건강을 다룬 에세이가 으레 그렇듯, 아마도 지나치게 암울한 느낌보다는 따뜻하고 차분한 느낌으로 나올 것 같습니다.

익명으로 출판할 것이고, 제가 마케팅 전면에 나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인터뷰, 북토크, 유튜브나 방송 출연 등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데 그 와중에 어떤 식으로 책을 홍보할 수 있을지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합니다. 저를 믿고 사소한 것 하나도 함께 상의해 주시는 편집자분을 만나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글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