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평
요즘 핫하다기에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보았다. 감상평을 남겨본다.
1. 의료 자문과 고증을 철저히 했구나.
폐쇄병동은 의대생 때 밖에 안 들어가 봤지만 시설, 인력 구성, 규정, 특징 등을 잘 잡아냈다. 굉장히 그럴싸하다.
2. 정신질환자가 느끼는 증상을 시각적으로 풀어냈다.
일반인들은 백날 말로 설명해도 잘 모를 테니 차라리 저렇게 풀어내는 게 더 이해하기 쉽겠다.
3. 그러나 따뜻하다 해도 정신질환에 대한 정형화된 편견은 여전히 아쉽다.
일반인들 생각처럼 정신질환의 증상은 저렇게 별나고 특이하고 신기하고 기괴하지 않다. 물론 폐쇄 병동에 입원할 정도의 환자라면 정도가 심하긴 하겠으나…
4. 1형 양극성 장애와 2형 양극성 장애는 아예 다른 질환이구나.
나는 2형 양극성 장애 환자로, 1형 환자가 겪는 조증은 겪어본 적이 없다. 하필이면 1편에 나오는 환자 ‘오리나’가 1형 양극성 장애인데, 이해가 안 된다. 교과서를 통해 조증의 가벼운 버전이 경조증이라고 배웠으나, 드라마에서 묘사된 조증 증상은 경조증과 너무 다르다. 나는 오리나가 겪는 환각이나 색정망상은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다. 예전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우영우가 자폐 스펙트럼 장래를 앓는 환자는 같은 병명으로 묶여 있지만 너무 다르다고 했는데 양극성 장애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요즘은 양극성 장애를 양극성 스펙트럼 장애(기존의 제1형(조증+우울증) 및 2형(경조증+우울증) 양극성장애뿐 아니라 가벼운 수준의 양극성 기분조절 장애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라고 부른다. 하지만 스펙트럼의 다른 범위에 속해있기 때문일까? 같은 병명인데, 나는 오리나의 증상을 이해할 수 없다. 이쯤 되면 내가 양극성 장애를 이해한다고 말하기도 민망하다. 너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