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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캐는 광부 Jul 15. 2024

일상의 글조각, 추억이 된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생각과 결심들이 머릿속을 스친다. 사람들과의 만남, 서로 나누는 대화, 그 속에서 느끼는 감정의 희로애락이 나의 하루를 채운다. 이러한 일들은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반복되지만, 며칠이 지나면 대다수의 일들이 잊히고, 기억에서 멀어진다. 그 이유로 오랜 시간이 지나도 기억되고 추억이 되기 위해 글로 남기려 한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오늘 해야 할 일들, 만나야 할 사람들, 해결해야 할 문제들. 모든 것이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이 모든 것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과정을 통해 나는 나의 하루를 살아간다. 출근길 버스에서 우연히 눈에 들어온 광고 문구나, 미팅 때 나눈 업무 이야기, 오랜만에 전화통화로 동료와 나눈 소소한 대화. 이런 사소한 순간들이 모여 나의 하루를 만들어간다.


나의 하루는 종종 글로 기록된다. 휴대하고 있는 메모장이든, 노트북이든, 스마트폰이든 심지어는 손바닥이든 그날의 감정과 사건을 글로 남기는 것이 나의 습관이 되었다. 나는 왜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일까? 아마도 그것은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매일매일의 소소한 일상이 쌓여 내가 되고, 그 속에서 나를 발견한다.


학창 시절 힘든 막노동을 하며 무심코 적어냈던 몇 줄의 이야기들 '지금의 고단함과 힘든 나의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으리라' 그 짧은 문장 속에 담긴 감정과 사건은 비록 단순했지만, 그것은 나의 하루를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그 일기장을 다시 펼쳤을 때, 그날의 감정과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 경험은 나에게 글쓰기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나의 바쁜 일상과 업무 속에서도 틈틈이 메모를 하며 그날의 생각과 감정을 기록한다. 출근길 걷거나 버스에서 본 사람들과 도심의 풍경, 회의 중에 느꼈던 사람들의 모습과 대화, 퇴근 후 아내와의 만남, 이러한 소소한 순간들이 쌓여 나의 일상을 만들어간다. 순간순간에서 만들어지는 생각과 감정들을 정리해 생각 냉동고에  잠시 보관해 놓는다. 어느 시간이든 다시 보고 느끼고 싶을 땐 꺼내 해동시키면 그때 그 시간을 날 것처럼 온전히 나 자신을 마주할 수 있는 행운을 갖는다.


나의 감정을 정리하고, 생각을 선명히 하는 데 글쓰기 만한 게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쁨, 슬픔, 분노, 두려움, 수업이 많은 다양한 감정을 글로 표현함으로써 자신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나의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하며,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일상을 글로 남기는 것을 번거롭고 귀찮은 일쯤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믿는다. 글이나 사진으로 기록된 일상은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고, 나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아 나를 이야기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 된다. 글과 사진을 보고 다시 읽을 때, 나는 과거의 나와 마주하고, 그때의 감정과 기억을 생생하게 되살릴 수 있다.


누구나 바쁜 일상 속에서 글을 쓸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이미 수없이 많은 이야기들과 글을 곳곳에 쓰고 있는데 말이다. 특별한 시간에 뭔가 그럴듯하게 쓰는 글만이 결코 글이 아니다. “글을 쓰는 것은 시간을 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겪는 모든 일상의 발자취인 것이다.”


그렇게 나의 일상은 계속해서 글로 쓰이고 쌓여간다. 매일매일의 소소한 순간들이 모여 나의 삶을 이루고, 그 속에서 나를 발견한다. 글쓰기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나의 영혼을 담아내는 그릇과 같다. 나의 글이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고, 나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아 나를 이야기하는 중요한 부분이 되기를 바란다.


일상을 글로 쓴다.

글로 새겨져 추억으로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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