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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캐는 광부 Jul 25. 2024

비 내리는 날, 나의 모드 ☆

나를 마주하는 날



비 오는 날이 되면 아침부터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그 차분함 속에서도 기분은 묘하게 좋다. 비가 내리는 날에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풍경과 감정들이 있기 때문이다. 창문을 두드리는 비 소리는 마치 자연이 내는 음악처럼 들린다. 그 소리는 우산을 두드리고 미끄러져 떨어지는 비 소리와 어우러져, 하나의 아름다운 합주가 된다.


자동차들이 빗길을 달릴 때마다 물길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면, 마치 밤안개가 피어오르는 듯한 신비로운 장면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장면들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비 오는 날만이 선사하는 특별한 풍경이다. 또 장화 신은 고양이를 연상시키듯 투박하지 않으면서도 발목 위까지 올라와 있는 장화를 신은 사람들을 보면, 그 모습이 참 정겹다.


비 오는 날의 또 다른 즐거움은 바로 매미들의 울음소리다. 태양보다 시원한 비가 좋은지, 매미들의 목소리는 더욱 경쾌하게 들린다. 그들의 울음소리는 비와 어우러져 자연의 생동감마저 더해준다. 운이 좋아 비 온 뒤 햇볕이 들 때면 무지개도 볼 수 있다. 무지개는 비가 만들어낸 자연의 선물처럼 느껴진다. 이런 풍경과 소리들이 있어서 나는 비 오는 날을 참 좋아한다.


비 오는 날의 분위기는 나에게 특별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아침부터 동동주와 부침개가 생각나는 것은 아마도 이 날만이 주는 특별한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시원스레 내리는 빗소리를 듣고 풍경을 감상하며 좋은 사람과 함께 먹는 동동주와 부침개는 그 어떤 미식 경험보다도 더 특별하다. 비 오는 날의 음식은 그 자체로 하나의 추억이 된다.


어릴 적 기억 속에서도 비 오는 날은 늘 특별했다. 마냥 동네 이곳저곳을 빗속을 뛰어다니며 젖은 채로 집으로 돌아오던 순간들. 이런 기억들은 나에게 비 오는 날의 낭만을 심어주었다. 어른이 되어서는 이러한 기억들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비 오는 날은 나에게 많은 글감을 준다. 빗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거나, 조용히 음악을 들으며 사색에 잠기는 시간은 그 어느 때보다도 평화롭다. 비가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글을 쓰는 것도 나에게 큰 즐거움이다. 비 오는 날에만 느낄 수 있는 이 차분함과 평온함은 나에게 글짓기 모드의 시작이 된다.


비 오는 날의 풍경과 소리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 같다. 그 안에는 자연의 리듬과 아름다움이 담겨 있다. 비가 내리는 소리, 빗방울이 만드는 풍경, 그리고 그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은 나에게 큰 위로가 된다. 이러한 날들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된다.


비 오는 날의 나의 모드는 차분하면서도 즐거움이다.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해 주고, 차분한 시간 속에서 나 자신과 더 깊이 마주하게 된다. 비 오는 날의 풍경과 소리, 그리고 그 속에서 느끼는 감정들은 그 어떤 날보다 행복을 안겨준다. 비 내리는 날의 나의 모드는 그 어떤 날보다도 특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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