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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너의 길이 빛나는 이유

신념의 선택

by 서담

아들이 대위로 진급했다.


이토록 벅찬 순간을 맞이하며, 문득 처음 군인의 길을 선택했던 날이 떠올랐다. 작은 어깨에 담기에는 너무도 커 보이던 결심. “이 길을 걷겠다”는 아들의 눈빛은 결연했지만, 내 가슴속엔 수없이 많은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기특함과 자랑스러움 뒤에는 말로 다할 수 없는 걱정과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길이 얼마나 고되고 험난할지 짐작조차 어려웠으니까.


착하고 순했던 아들이 군대라는 낯선 세계에서 과연 잘 견뎌낼 수 있을까, 엄격한 규율 속에서도 자신의 본모습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염려가 한동안 마음을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대위 계급장을 달고 서 있는 그의 단단한 모습 속에서 나는 한 가지를 확신할 수 있었다. 이 길을 선택한 순간부터 이미 자신을 단련하고, 스스로를 뛰어넘는 법을 배워왔다는 것을. 군인의 길은 그를 더 강하고 더 깊이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고, 이제 스스로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어엿한 리더가 되어 있었다.


군인의 길은 단순한 직업의 선택이 아니다. 그것은 헌신과 희생을 감당하겠다는 고결한 서약이다. 대위라는 계급은 단순히 높은 직책이 아니라, 더 큰 책임과 무게를 상징한다. 오늘 아들의 계급장이 가슴과 두 어깨 위에 달린 순간, 나는 그 계급의 무게가 그의 마음속 깊이 새겨졌음을 알았다. 그 무게는 남을 위해 자신을 내어놓는 각오이자, 부대와 동료를 이끌어야 하는 리더로서의 사명이기도 하다.


그 길이 아무리 험난할지라도, 오늘 그의 당당한 눈빛이 보여준 것은 분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이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갈 것이며,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책임을 기꺼이 짊어질 것이다.


우리 가족 모두는 아들이 걸어가는 길을 응원한다. 그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언제나 그의 뒤에는 든든한 가족이 있다는 것을 알기를 바란다. 그 길이 얼마나 고되고 외롭더라도, 우리가 보내는 믿음과 사랑이 그의 걸음에 빛이 되어주길 바란다.


“아들아, 너의 길은 단순히 너의 꿈을 위한 길이 아니다. 그것은 가족뿐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내어놓는 숭고한 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 길이 아무리 힘들고 거칠더라도, 너의 선택을 존중하고 응원하는 우리가 항상 너와 함께한다는 것을 잊지 마라.”


믿음이란 응원의 가장 깊은 형태이다. 누군가가 스스로의 신념으로 선택한 길을 걸어갈 때, 그 길을 지지하고 함께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일 것이다.


“그 길 위의 모든 발자국이 빛나기를, 그리고 네가 걷는 길 끝에 더 큰 빛과 명예가 함께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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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