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가 전쟁터라면, 군대 밖은 지옥"

회사가 전쟁터라고? 밖은 지옥이다!

by 서담
회사가 전쟁터라고? 밖은 지옥이다!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든 인기 웹툰, 윤태호 작가의 ‘미생’에 등장하는 말이다. 드라마로도 방영이 된 이 작품에서 이미 회사를 그만두고 사회에 나가 자영업에 뛰어들었다가 온갖 실패를 다 겪은 선배가 소주 한잔을 따라 주면서 후배에게 해 준 말이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소름이 끼쳤다. 앞서 전역한 선배들을 만날 때마다 이와 비슷한 말을 하기 때문이다. 군대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사회로 나갔더니 그동안 피땀 흘려 쌓아 온 계급과 체면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뿐더러, 누구도 나를 먹여 살려 주지 않더라는 것이다.




“군대가 전쟁터라면, 사회는 지옥이다.”

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특히, 아무런 준비가 안 된 전역자들에게는 더더욱 해당하는 말이다. 사회생활을 십 수년씩 해 온 사람들도 회사 밖을 벗어나면 이처럼 사회를 지옥이라 표현하는데, 사회와 격리된 채 십 수년씩 군대라는 울타리에서 살아온 군인들에게 비친 사회는 세렝게티 초원 이상의 냉정한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세상일 따름이다.


군대의 일상생활은 집단생활을 통해 영위된다. 집단 속에는 위계적인 계급 조직 구조가 갖추어져 있으므로 상위 계급에서는 하위자에게 자발적으로 복종할 것을 기대한다. 이 과정에서 상급자가 권위 자체에 가치를 두고 하급자를 대하거나 하급자의 인격을 무시하는 사례도 있을 수 있다. 군대에서의 훈련과 교육은 모두 전쟁 상황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지는 것들이다. 실제 전쟁은 극한적인 상황일 수밖에 없다. 하나뿐인 목숨을 보전하면서 엄청난 고통,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으며 사소한 오차라도 있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군 생활에 적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 군대라는 조직이 사회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임은 분명하다. 그런 만큼, 사회에서도 완전히 다른 자세가 요구되기도 한다. 준비가 덜 되었거나 부족한 누군가에게 사회는 때로 지옥이 되기도 한다.




일반 사병의 문제를 떠나 직업으로 군인을 선택한 경우를 생각해 보자. 사실 군인은 숫자가 모자란다고 외부에서 충원할 수도 없고, 남는다고 정리해고를 할 수도 없다. 이미 직업으로 군대를 선택했기에 군대 이외에는 다른 직장을 생각하기 어렵고, 오직 조직 내에서 진급하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 방식이다. 그 생존 경쟁이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다들 경험해 보지 않았던가?


두세 번 진급에서 밀리면 재기는 어려워진다. 그래도 이것은 진급을 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라 진급을 하지 못 하는 사람 입장에서 본다면 행복한 고민일 수도 있다. 결국, 진급에 낙오한 사람들은 전역을 준비하게 되는데, 현재 우리 군에서는 전역 군인(병사 제외)이 매년 4만여 명에 달하고 있다.

장기 복무 전역 군인은 10년 이상 현역으로 복무하고 장교․준사관 또는 부사관으로 전역한 사람을 말하며, 중기 복무 전역 군인은 5년 이상 10년 미만 현역으로 복무하고 장교․준사관․ 또는 부사관으로 전역한 사람을 말한다. 10년 이상 장기 복무한 전역 군인은 연간 3,000여 명, 5년 이상 10년 미만 복무한 중기 복무 전역
군인은 4,000여 명이 전역을 하고 있다. 여기에 연간 2만 8천 명 정도의 2년~3년 단기 복무 전역 군인을 포함한다면 연간 4만여 명에 달하는 전역 군인이 발생한다는 이야기이다.


이제 사회로 뛰어든 전역 군인들은 새로운 생활을 영위하려 하지만 생각보다 냉혹한 사회 분위기를 느끼고 적잖이 당황하게 된다. 이들은 전쟁터보다 더 살벌한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아무리 포탄이 빗발치는 전쟁터라도 혼자 전장에 내보내지는 않는다. 최소한 총과 실탄은 휴대한 채 전장으로 내보내며, 같이 작전을 수행할 동료들도 함께 있어서 외로움은 덜하다.




그러나 사회에서는 철저히 혼자가 된다. 군대 근무 시절의 계급이나 직책은 의미가 없다. 그것은 군대 내에서만 통용되던 룰이었지 사회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어떤 식으로 생존해 나갈 수 있는 노하우 같은 것을 전수받은 것도 없기에 좌절감은 배가된다. 이러한 지옥 같은 상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과거의 높은 계급과 대우는 군대라는 울타리를 벗어난 군인에게도 계속 통용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