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기억
평소 꿈 이야기를 잘하지 않는 아내가 그날은 다르게 말했다. 아침 햇살이 방 안을 채울 때쯤, 그녀는 밝은 미소를 띠며 나에게 다가왔다. 뭔가 신기한 꿈을 꾼 모양이었다.
"자기야, 나 오늘 정말 이상하면서도 웃긴 꿈을 꿨어."
"그래? 무슨 꿈인데 그렇게 신기해?"
"강아지를 분양받았는데, 이름을 '까꿍'이라고 지은 거야. 너무 생생해서 내가 진짜 강아지를 키우는 것처럼 느껴졌어!"
그녀의 말에 나는 한참 웃었다. 평소 강아지를 좋아하는 아내였지만, 이름을 '까꿍'이라고 지었다는 게 묘하게 나를 웃게 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 꿈이 단순히 귀여운 상상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까꿍'은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애칭과도 같은 것이었다. 인터넷 뱅킹을 통해 아내에게 용돈을 보낼 때면 계좌 이체 이름란에 항상 '까꿍'이라고 적어두곤 했다.
처음에는 그저 장난스럽게 시작된 일이었지만, 어느새 그것이 우리 둘만의 특별한 표현으로 자리 잡았다. 내가 보내는 그 짧은 글자 속에는 사랑과 배려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아내는 그 이름이 귀엽다며 매번 웃었고, 그것이 이제는 꿈속의 강아지 이름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자기야, '까꿍'이 꿈에 나올 줄은 몰랐네. 근데 왜 하필 그 이름으로 지었을까?"
"그러게. 나도 모르겠어. 근데 이상하게 꿈에서도 그 이름이 너무 자연스러운 거 있지. 자기 생각이 나서 그런가?"
그 말에 나는 더 깊은 감동을 느꼈다. 단순히 사랑의 표현으로 썼던 '까꿍'이라는 이름이 아내에게는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평소 그녀가 내게 보여주는 따뜻한 미소, 사소한 행동들 속에 내가 얼마나 큰 영향을 주고 있는지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날 우리는 '까꿍' 이야기를 하며 한참을 웃었다. 그리고 꿈속의 강아지 이야기를 바탕으로 실제로 강아지를 키우게 된다면 어떤 이름을 지을지 상상하며 주말을 보냈다. 그렇게 평범한 하루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의 사랑과 유대감을 다시 확인했다.
이 이야기는 나에게 하나의 메시지를 남긴다. 사랑은 거창한 행동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순간과 작은 표현에서 시작된다는 것.
'까꿍'이라는 짧은 단어 하나가 우리 사이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낸 것처럼, 진심 어린 마음은 언제나 상대방에게 깊이 전해진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꿈속에서도, 현실에서도 우리를 이어주는 다리가 된다.
“사랑은 작은 행동과 표현 속에 깊이 뿌리내린다. 진심으로 전한 말 한마디, 짧은 별명 하나가 상대방의 마음속에 소중한 기억으로 자리 잡고, 삶의 순간을 더 빛나게 만든다. 결국, 사랑이란 그 기억을 공유하며 함께 웃는 것이다.”
당분간 '까꿍'은 계속돼야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