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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길, 함께 가는 길

서로의 중심

by 서담


회사 업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떨어져 있는 시간을 제외하면, 나는 아내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눈다. 우리의 대화는 사소한 일상의 이야기에서 시작되어, 어느새 앞으로의 삶에 대한 깊은 이야기로 이어진다. 서로의 의견이 항상 같거나 완벽히 맞지는 않지만, 다행히도 이해라는 큰 접점이 있어 우리는 함께 생각을 나눌 수 있다.


어느 날 저녁, 아내와 따뜻한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가끔은 말이야,” 아내가 말을 꺼냈다. “내가 젊고 꽃 같던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그땐 모든 게 활기차고 빛났던 것 같아.”


그 말을 들은 나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난 잘 모르겠어. 내 젊은 시절은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으니까. 돌아간다고 해도 다시 겪고 싶지는 않아.”


아내는 내 대답에 조용히 미소 지었다. 우리는 참 다른 시간을 살아왔던 사람들이다. 아내에게 젊음은 아름다움과 기쁨의 시간이었다면, 나에게 젊음은 치열한 투쟁과 고된 하루들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서로 다른 그 시간들을 지나왔기에 더 깊이 이해하고, 또 함께할 수 있었다.


그날 우리의 대화는 계속되었다. 아내는 젊음의 빛나는 순간들을 떠올리며 웃었고, 나는 그 시절의 고단함을 이야기하며 나 자신을 다독이며 위로했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한 가지 점에서 의견이 일치했다.


“그렇지만,” 아내가 말했다. “잘 나간다고 너무 자만하지 않고, 힘들다고 쉽게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는 건 변하지 않는 진리인 것 같아. 그걸 깨닫는 데 참 오래 걸렸지만 말이야.”

“맞아,” 내가 동의했다. “인생은 결국 그렇게 흐르더라고. 좋은 날이 영원하지 않듯, 힘든 날도 결국 지나가더라. 그러니까 늘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야지.”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삶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강물처럼 흐르지만, 그 강물을 함께 건너는 우리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에게 삶의 교훈을 나누며, 앞으로의 길을 함께 걸어갈 수 있음을 다시금 느꼈다.


그날 밤, 나는 우리의 대화를 곱씹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삶이란 우리를 끊임없이 흔들지만, 그 흔들림 속에서도 우리가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가지고 있다면 어떤 바람에도 무너지지 않는다. 그 중심이 바로 이해와 사랑이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시간들을 살아왔지만, 서로를 이해하며 함께 나아가는 지금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삶은 끊임없이 변하고 흔들리지만, 자만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으며 서로의 중심을 지킬 때 우리는 더 단단해진다. 이해와 사랑으로 함께하는 길은 그 어떤 시련 속에서도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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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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