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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병사는 어제의 방식에 반응하지 않는다

지휘관이 변할 차례

by 서담

오늘날의 병사들은 더 이상 예전처럼 ‘까라면 까는’

세대가 아니다.

우리는 종종 그들을 이기적이고 조직생활에

적합하지 않은 세대로 낙인찍곤 한다.

지시를 내리면 되묻고, 명령에 설명을 요구하고,

때로는 ‘왜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던진다.

그 모습을 불편해하는 기성세대 간부들과

지휘관들은 이렇게 말한다.

“예전 병사들보다 다루기 어렵다”고.


그러나 정말 그들이 문제일까? 아니면,

시대가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변화하지 못한 지휘관들의 태도가 문제는 아닐까?


지금의 병사들은 대부분 MZ세대다.

태어날 때부터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접하며

성장한 디지털 원주민들이며,

정보에 빠르게 접근하고, 스스로 사고하며,

표현하는 데 익숙하다.

그들 중 상당수는 고등교육을 받았거나

받고 있는 고학력자들이다.


이런 이들에게 과거처럼 명분 없는 지시는

통하지 않는다.

단순한 ‘명령’이 아니라, 그 명령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이해’를 원하고, 억압보다는 ‘설득’을 요구하며,

복종보다는 ‘존중’을 바란다.

그들은 조직을 떠받치는 톱니바퀴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대신, 책임감을 가지고 한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인간’으로 대우받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지휘관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먼저, 인정해야 한다.

그들은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달라진 것이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예전 병사들과 달리 의리나 무조건적인 복종보다

논리와 합리성을 우선하는 가치관 속에서 자랐다.


이런 병사들을 효과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지휘관 또한 변화해야 한다.

지식과 태도, 의사소통의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그들의 속도를

따라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단지 ‘말 잘 듣는 병사’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는 ‘주체적 병사’를

만들어야 한다.


군대는 여전히 위계와 명령체계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조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은 '이해’와 ‘공감’에서 비롯된다.

지휘관이 병사들의 입장에서 한 번쯤 생각해 보고,

지시를 내릴 때 당위성과 명분을 충분히

설명해 준다면 그들은 의외로 누구보다도

충직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할 수 있다.


오랜 군생활의 경험 속에서 한 가지는 분명했다.

문제는 늘 병사가 아니라 간부였다.

지휘관이 신뢰받지 못할 때 병사는 흔들린다.

리더십은 계급이 주는 권한이 아니라,

사람이 쌓아가는 신뢰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시대는 변했고, 병사도 변했다.

이제는 지휘관이 변할 차례다.

지시를 위한 명령이 아니라,

공감을 이끄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한 줄 생각 : 시대가 바뀌었다면, 지휘의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문제는 병사가 아니라,

변화를 두려워하는 지휘관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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