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것은 없다

존재의미

by 서담


우리는 때때로 세상을 너무 쉽게 재단한다. 무엇이 쓸모 있는지, 무엇이 쓸모없는지. 보잘것없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무심히 지나치고, 눈에 띄지 않는 것들을 ‘하찮다’고 속단한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세상에 ‘진짜’ 쓸모없는 것은 있을까.


예초기에 잘려 나가는 풀 한 포기도 그렇다. 우리는 그것을 ‘잡초’라고 부른다. 원하지 않는 곳에서 자란다고, 예쁘지 않다고, 무성하다고 불편해하며 뽑아내지만, 그 잡초는 스스로를 잡초라 여기지 않는다. 그저 한 생명으로, 그 자리에서 제 몫을 다하고 있을 뿐이다.


어쩌면 문제는 그 존재가 쓸모가 없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쓸모없다고 ‘느끼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세상의 모든 것은 각자의 방식으로 존재하고 있다. 말하는 것들은 말하는 대로, 말 못 하는 것들은 말 못 하는 대로, 어디선가, 누군가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의미를 지닌다.


바람에 흔들리는 작은 풀잎도 어떤 작은 곤충에겐 하루를 견디는 그늘이 되고, 텃밭에 무심코 자란 잡초조차도 땅을 덮어주고, 바람에 흙이 날리는 걸 막아준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그 자리에서도 그들은 묵묵히 제 역할을 한다.


우리도 그렇다. 때로 스스로를 쓸모없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 남들과 비교해 초라하고, 세상에 내세울 게 없어 보여 고개를 떨굴 때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내는 하루하루가,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용기가 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작은 빛이 되어준다.


존재 자체가 쓸모다. 특별한 재능이나 화려한 성취가 아니라, 그저 그 자리에 서서, 묵묵히 숨 쉬고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소중하다. 누구나 각자의 자리에서 의미를 갖고 있다. 누구나 저마다의 세상에서 이유가 된다.


마음이 흔들릴 때, 나는 가끔 생각한다. 바람에 스치는 이름 없는 풀꽃처럼, 소리 없이 흘러가는 강물처럼, 내가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존재하는 그 자체로 이미 쓸모가 있다고.


세상의 모든 존재는, 그 자체로 누군가의 필요가 되고, 어디선가 삶을 지탱하는 조각이 된다. 결국,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 단지 우리가 아직 그 쓸모를 알아채지 못했을 뿐이다.


한 줄 생각 : 쓸모없는 것은 없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미 그 자체로 쓸모다.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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