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의 무게

유일한 오늘

by 서담


우리는 하루에 스물네 번의 한 시간을 가진다. 당연한 듯 주어지고, 별생각 없이 흘려보내기도 하는 이 시간. 하지만 누군가는 말했다. “당신이 쓰는 한 시간은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 그 말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한 사람의 결정이, 한 사람의 선택이,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수많은 이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공적인 일을 맡은 이라면, 그 무게는 배가된다. 한 나라를 이끄는 자리, 한 조직을 이끌어가는 위치, 혹은 조용히 누군가를 뒷받침하는 작은 자리까지. 보이지 않는 그 모든 역할이 결국은 수많은 이들의 삶에 파문을 남긴다.


그리고 문득 생각해 본다. 과연 나는, 내가 쓰는 한 시간이 얼마나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대단한 자리에 있지 않아도, 거창한 일을 하지 않아도, 내가 쓴 한 시간은 가까운 누군가의 하루를 바꿀 수 있다.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가족에게, 심지어는 우연히 마주친 낯선 이에게도.


한 시간 동안 건넨 한 마디의 말이 누군가에겐 위로가 될 수 있고, 한 시간 동안 보여준 작은 친절이 누군가에겐 다시 살아볼 힘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쉽게 잊어버리는 것은 시간 그 자체보다, 그 시간에 담긴 가능성이다.


책상 앞에서 고민했던 한 시간, 조용히 책장을 넘긴 한 시간, 막막한 마음으로 버텨낸 한 시간. 그 모든 시간들이 결국은 오늘의 나를 만들었고, 내일의 내가 뿜어낼 힘이 되었다.


책임의 크기와 역할의 크기가 다를 뿐, 모든 사람에게 시간은 평등하게 주어진다. 어떤 이는 그 시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어떤 이는 그 시간을 가볍게 흘려보낸다. 그리고 그 차이가, 시간이 쌓여 만든 삶의 깊이를 결정짓는다.


나 역시 늘 완벽하진 않다. 때로는 흐트러지고, 때로는 게으름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떠올린다. 지금 이 한 시간이, 나만의 것이 아님을. 내가 쓴 시간의 결과가 나를 둘러싼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그래서 조금 더 신중하게 하루를 들여다보려 한다. 조금 더 책임감 있게 내 시간을 바라보려 한다. 한 시간의 무게를 알고 나면, 그 어떤 순간도 가볍게 넘길 수 없다. 그렇다고 숨 막히게 무겁게 살겠다는 건 아니다. 다만,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해 숨 쉬고, 나에게 맡겨진 자리에서 진심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오늘이 나에게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유일한 오늘이라는 것을, 그리고 내가 가진 이 한 시간이 나와 세상을 조금은 더 나아지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가끔은 기억하려고 한다.


한 줄 생각 : 한 시간은 작지만, 그 안에 담긴 책임과 가능성은 결코 작지 않다.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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