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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라는 내가 지킨다는 마음

떳떳하고 존중하는 사회

by 서담

하늘이 푸르고 들판이 초록일 때, 우리는 흔히 말합니다. “이 나라는 참 강하다.” 하지만 나라의 강함은 눈에 보이는 무기나 장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스스로를 지키겠다는 의지, 그리고 그 의지를 하나로 묶어주는 국민의 신뢰에서 비롯됩니다.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우리는 소총 한 자루도 제대로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대한민국은 K2 전차와 K9 자주포, FA-50 전투기, 천궁Ⅱ 미사일을 수출하며 세계가 주목하는 방산 강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누가 시켜서 만든 것이 아니라, “우리 손으로 우리를 지킨다”는 간절한 바람이 기술이 되고, 그 기술이 다시 신념이 되어 세상을 놀라게 한 결과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질문이 남습니다.

“우리는 진정으로 자주국방을 이루었는가?”


총과 전차, 미사일은 자주국방의 도구일 뿐입니다. 진정한 자주국방은 정치의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군의 정신, 권력의 명령이 아닌 헌법에 충성하는 군의 자세, 그리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군의 품격에서 완성됩니다.


총은 강철로 만들어지지만, 그 강철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의 양심과 의지입니다. 그것이 흔들린다면, 아무리 강한 무기라도 그저 차가운 쇳덩이에 불과합니다.


지금 우리가 지켜야 할 자주국방은 더 이상 “무기”가 아니라 “정신”입니다. 강력한 전투력을 넘어, 국민이 믿고, 군이 스스로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자주국방의 완성입니다. 전쟁을 막는 힘은 군인의 방아쇠가 아니라, 군과 국민이 서로를 신뢰하는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군의 개혁은 제도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중심에는 공정한 인사, 투명한 지휘, 정치적 중립의 확립이 있어야 합니다. 누가 더 높은 자리에 오르는가가 아니라, 누가 헌법과 국민을 위해 싸우는가가 평가의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그럴 때 비로소 군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진정한 ‘자주’의 이름으로 설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세계 9위의 방산 수출국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성취는 국민이 군을 믿는 나라, 군이 국민 앞에 떳떳한 나라를 만드는 일입니다. 기술의 국방에서 정신의 국방으로, 그것이 우리가 향해야 할 다음 길입니다.


자주국방의 완성은 첨단 무기가 아닙니다.


“내 나라는 내가 지킨다.”

그 단순한 진리를 지키는 마음, 그 마음이야말로 강철보다 단단한 방패, 그리고 대한민국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이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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