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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함의 힘은 이어감이다

뜨거움보다 식지 않는 것

by 서담
꿈을 이루는 일보다,
그 꿈을 이어가는 일이 훨씬 어렵다.


누구나 한 번쯤 간절히 바라본 목표가 있다. 처음에는 뜨거운 마음으로 시작한다. 밤을 새워 계획을 세우고, 시간을 쪼개어 연습하고, 결과보다 과정을 믿으며 하루를 쌓아간다. 그때의 열정은 순수하다. 내 안의 가능성을 믿고, 세상의 시선보다 나 자신에게 집중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 뜨거움은 서서히 식어간다. 그 열정의 온도를 지키는 일 그것이 바로 꾸준함의 시작이다.


우리는 종종 성취를 인생의 목적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진짜 어려운 건 성취가 아니라 이어 감이다. 무언가를 이루는 순간의 환희는 잠시뿐, 그 뒤에는 반복되고 지루한 일상이 기다린다. 그 일상을 견디는 힘이 바로 꾸준함이다.


“위대한 일은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인내로 완성된다.” - 사무엘 존슨


나는 그 말을 믿는다. 성취는 순간의 결심으로 가능하지만, 꾸준함은 매일의 선택으로 완성된다. 불타오르는 열정은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그 불을 오래 지키는 사람은 드물다. 꾸준함은 ‘계속’의 미학이다. 매일 조금씩, 그러나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마음.


나는 그런 꾸준함을 삶의 중심에 두려 한다. 누군가는 화려한 도전을 말하지만, 나는 지속하는 용기가 더 위대하다고 믿는다. 뜨거운 순간은 지나가고, 결국 남는 건 지치지 않고 ‘이어온 시간’뿐이다.


꾸준함은 성실과도 다르다. 성실이 의무라면, 꾸준함은 믿음이다. 나 자신을 향한 믿음,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신뢰, 그것이 꾸준함의 뿌리다.


나는 자주 생각한다. 왜 사람들은 시작할 땐 그렇게 뜨겁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쉽게 포기할까? 그건 열정이 식어서가 아니라, 결과가 늦게 오기 때문이다. 즉각적인 보상이 없을 때, 인간은 불안해진다. 하지만 꾸준함이란, 보상이 없어도 계속 나아가는 힘이다. 그건 결과보다 과정을 믿는 용기다.


꾸준함은 화려하지 않다. 때로는 따분하고, 때로는 반복적이며, 어쩌면 아무 변화도 느껴지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그 반복이 쌓이면, 어느 순간 변곡점이 찾아온다. 그때 우리는 문득 깨닫는다.

“아, 내가 조금 달라졌구나.”


작은 성취보다 꾸준한 걸음이 더 깊다. 그 걸음은 자신에게 신뢰를 쌓게 하고, 삶을 천천히 단단하게 만든다. 나는 그 꾸준함을 ‘온도’라고 부르고 싶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딱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온도로 삶을 이어가는 것.


삶을 돌아보면, 이뤄낸 일보다 지속해 온 일이 더 나를 닮아 있다. 글을 쓰고, 책을 읽고, 걷고, 생각하는 일. 그 모든 건 한 번의 결심이 아니라 수백 번의 반복과 이어감 속에서 완성되었다. 나는 이제 안다. 성장은 순간이 아니라 누적의 시간에서 온다는 걸.


꾸준함은 삶의 가장 단순한 형태의 믿음이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그저 계속하는 것. 그 안에 인생의 품격이 있다.


나는 오늘도 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나아진 오늘의 나를 만나기 위해. 그 한 문장, 그 한 걸음이 결국 내 삶의 방향을 만들어간다.


꾸준함은 거창하지 않다. 단 하루를 버티는 마음, 작은 습관을 지켜내는 인내, 그것이 모여 인생을 만든다.


그리고 어느 날, 처음의 열정이 잊힐 즈음, 나는 조용히 깨닫는다. “이루는 것보다 이어가는 것이 더 아름답다.”


뜨거운 시작보다,
식지 않는 이어감이 더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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