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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혁희 Aug 08. 2020

새로운 꿈은 어떤 모습일까?

막연하더라도 꿈

꿈을 위해 퇴사했다고 했지만, 솔직히 빛 좋은 개살구다.


정확한 방향성 없이 무직자의 길로 들어서는 아주 무모한 짓을 저질러버렸고 그에 알맞은 나름의 핑계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퇴사 후 가고 싶은 회사가 있었다. 그곳에서 2-3년 더 일하며 준비한 후에 지금의 상태가 되길 바랐다. 바로 직전 직장을 다니면서부터 이직하고 싶었던 곳이고,  당연히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코로나라는 변수도 있었지만, 아마 대표님이 나를 평가한 것과 나 자신이 나를 평가한 수준이 좀 달랐나 보다. 어쩌면 당연한(?) 연봉의 문제였다고 본다. 코로나로 상황이 힘들어 안 되겠다고 3달 만에 통보를 받았지만, 연락을 받기 전부터 이미 깨닫고 있었고 마음의 준비도 되어있었다. 알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꿈꾸던 곳에서의 거절은 익숙하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예상 밖의 결과로 인해 조금 빨리 새로운 일의 준비단계로 들어섰다.


여전히 막막하고 뚜렷하지 않아 매일매일 생각이 수백 번 뒤바뀌고 그에 따라 마음의 동요도 심하다. 퇴사 후 6월부터의 계획은 일단 6월 한 달은 쉬고 7월에는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신청하여 8월부터는 새로운 일을 위한 기반을 닦기 시작하는 거였다.


6월은 푹 잘 쉬었다. 쉬기로 마음먹으니 쉬는 건 참 쉬웠다. 사진도 많이 찍고 책도 많이 읽었다.

7월 중순에는 계획대로 정부지원 신청을 위해 서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전 직장에서 필요한 서류가 있어 연락을 하는데, 담당자가 내 번호를 차단했다는 변수가 생겼다 ㅎㅎㅎ 이유는 회사에서 지급하지 않고 밀린 5월, 6월 건강보험료를 빠른 시일 내에 지급해달라는 요청 때문이었다고 짐작한다. 이미 내 월급에서는 빠져나간 돈이었고, 이 때문에 다른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안 되니 내주 안에 해결해달라고 했다. 당연히 요청할 수 있는 사항이고 담당자 본인을 향한 발언이 아니었음에도, 담당자는 기분이 나빴나 보다. 번호까지 차단을 하고 회사 전화로 걸어도 안 받는다(여담이지만, 전 직장에 아직 다니는 동료한테 들은 바로는 현직원이 이와 관련된 얘기를 많이 해서 그 직원의 연락도 안 받는 중이라고 한다...;;). 그렇게 이틀을 소비하고 어이가 없었지만 어쩔 수 없이 대표한테 연락을 해서 필요한 서류를 받았다. 하지만 변수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직장가입자 당시에 내가 알고 있던 보험료와 실제로 측정된 보험료가 달라(당연히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거다), 직장가입자일 때 보험료가 포함되면 내가 계획했던 지원의 신청 대상자가 아닌 상황이 된 것이다(부연설명으로 그 프로그램은 건강보험료 3개월치의 평균을 낸 후 그에 따라 지원 여부라 결정된다). 다른 프로그램의 신청은 가능했지만, 혜택이나 지원 부분에 차이가 조금 있는 상황이다. 그냥 지금 다른 프로그램으로라도 신청을 해야 하나 아님 한 달을 기다렸다 원래 원하던 프로그램으로 신청을 해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글로는 참 담백하게 표현되지만 이 며칠간 나의 상태는 정말 우스웠다. 이 모든 상황이 내가 부족하고 내가 못나서 일어나는 일 같았다. 연봉이 높아서 보험료가 그랬다면 그나마 위안이 될 텐데, 그도 아닌 것이 어중간하게 중간에 걸려버려서 더 속상하고 한심한 순간이었다.


그렇게 자책의 이틀을 보내고 낙담하고 있을 수만은 없으니 대책을 세웠다. 한 달을 더 기다려서 원래 계획했던 프로그램으로 신청을 하고, 남은 시간 동안은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다잡고 다른 할 수 있는 일을 알아보기로 했다.


그렇게 지금 나는 겉으로는 천하태평 백수의 삶을, 속으로는 전전긍긍 걱정 가득의 생활을 하고 있다. 하루에도 수백 번 과연 내가 제대로 꿈꾸고, 제대로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두려운 마음이 엄습한다. 거기에 더해 과연 내가 꿈꾸는 것이 무엇이길래 이러나 싶기도 하며,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 잠도 제대로 못 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그나마도 3-4시간 후에는 깨버린다. 정말 비생산적인 삶을 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나니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다.

이 좋은 시간에 대체 왜?!


나를 가꾸는 시간으로 쓰자!

1. 하루에 글 하나씩 쓰기

완벽한 하나의 글이 아니어도 좋으니 새로운 주제의 글 하나씩 쓰기

2. 책 10페이지 이상 읽기

어떤 책이라도 좋다. 많이 읽고 많이 쓰자.

3. 밥은 꼭 잘 챙기기

혼자 있고 이거 저거 생각하다 보니 끼니를 계속 거른다. 그러지 말자!

4. 잠깐이라도 바깥공기 쐬기

집에만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덥다는 핑계로, 컴퓨터로 뭘 알아보고 준비한다는 핑계로

5. 공부하기

번역이든 투자든 창업이든 뭐든 할 수 있는 공부를 하자! 공부는 언제건 도움이 된다.

6. 영화 한편씩 보기

장르 상관없이 영화보기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지 않고 막연한 꿈을 좀 더 구체화하고 제대로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그래서 진정으로 꿈을 이루는 날이 오길 하루하루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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