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배달원

(3) 퇴사와 배달

by 석촌호수 주민

재미로 시작했던 배달이 지루해진건 퇴사를 하고 나서부터였다.


4년6개월. 27살 일을 시작해 두번의 이직, 세번의 회사 생활을 경험했다.

가장 답하기 힘든 질문은 '퇴사사유와 이직사유'


'그 회사를 다니기 싫었다'는 답은 할 수 없지만, 이 한마디만큼 확신할 표현은 찾을 수 없다.


첫번째 회사는 매일매일 결과물을 내야했다.

매번 새로운 일을 찾고, 사건의 인과관계를 파악해 사람들의 말을 빌려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


욕심이었을까, 역량 부족이었을까 어느새 때우기용 글을 적고 있는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명함을 내밀때, 전화를 할때 항상 앞에 붙는 수식어가 부담스러웠다.


그렇게 선배와 동기들의 이해와 응원과 함께 2년간의 첫 직장생활을 마무리했다.


퇴사한 이유에 대해 지금은 '성장하는 기분이 들지 않아서'로 정리하기로 했다.


두번째 회사 역시 따르던 선배의 제안으로 함께 일하기 위해, 솔직하게는 더 배우기 위해 이직을 했고

그 곳에서 6개월을 채 버티지 못하고 도망쳐나왔다.


비상식과 위선.

겉으로 보기에 화려한 직장은 볼품없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경영진의 어설픈 거짓말은 항상 최악의 상황으로 이끌었다.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몸을 혹사시키기 위해 자전거를 탔고

생산성을 더하고 싶어 배달을 시작했다.


배달비 보다는 동선을 먼저 확인하던 취미 배달원이

배달비와 하루 건수를 신경쓰는 생계 배달원이 되는 순간


배달이 지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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