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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돌 Nov 10. 2021

손톱을 깎을 때면.

딸칵, 딸칵.



손톱 깎아야 할 때는 어김없이 돌아온다.

간혹 시기를 놓쳐 길게 자라 버린 손톱 때문에 밖에서 손을 감추고 다니다 보면,

'다음부턴 신경 써서 미리미리 깎아야지'라고 다짐하게 된다.

그리하여 손톱이 조금만 고개를 내밀어도 깎아버리고야 마는 한동안의 나날들.


그래도 어느 틈엔가 손톱은 몰래 또 자라 있다. 마치 잡념처럼.

언제 이렇게 내 안에서 자라났나 싶은 이런저런 잡념처럼.

'어이쿠, 또 이만큼이나 길어졌네?'

하고 잘라내야 마음이 편해질 것만 같은 손톱과도 같은 잡념, 잡념과도 같은 손톱.



물기 없이 바싹 마른 손톱을 깎다 보면 깨지거나 멀리 튀곤 한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이면 씻고 난 뒤 수분을 머금어 부드러운 손톱을 자른다.

잡념도 마찬가지. 무조건 쳐내려고만 하다 보면 영 날카로워지는 기분이 들곤 한다.

되도록이면 부드럽게, 생각이 깨지거나 이리저리 마구 튀지는 않도록,

손톱이든 잡념이든 깎아내는 나름의 요령이 필요하다.


잡념 깎아야 할 때는 어김없이 돌아온다.

간혹 시기를 놓쳐 무성하게 자라난 잡념을 안고 지내다 보면,

'다음부턴 신경 써서 미리미리 쳐내야지'라고 다짐하게 된다.

그리하여 잡념이 조금만 고개를 내밀어도 잘라내고야 마는 한동안의 나날들.


그래도 어느 틈엔가 잡념은 몰래 또 자라 있다. 마치 손톱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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