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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 그대를 만나>

- 이선희

by 차돌


그렇게 대단한 운명까진

바란 적 없다 생각했는데

그대 하나 떠나간 내 하룬 이제

운명이 아님 채울 수 없소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그중에 그대를 만나

꿈을 꾸듯 서롤 알아보고

주는 것 만으로 벅찼던 내가 또 사랑을 받고

그 모든 건 기적이었음을


그렇게 어른이 되었다고

자신한 내가 어제 같은데

그대라는 인연을 놓지 못하는

내 모습, 어린아이가 됐소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그중에 그대를 만나

꿈을 꾸듯 서롤 알아보고

주는 것 만으로 벅찼던 내가 또 사랑을 받고

그 모든 건 기적이었음을


나를 꽃처럼 불러주던 그대 입술에 핀 내 이름

이제 수많은 이름들 그중에 하나 되고

오 그대의 이유였던 나의 모든 것도 그저 그렇게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그중에 서로를 만나

사랑하고 다시 멀어지고

억겁의 시간이 지나도 어쩌면 또다시 만나

우리 사랑 운명이었다면

내가 너의 기적이었다면




'인연'이라는 말을 참으로 좋아한다. 사람과의 만남,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어떤 장소나 물건이 마음에 들 때도 모두가 다 내 인연이라는 생각을 품는다.


<그중에 그대를 만나>는 들을 때마다 인연의 소중함을 가슴 먹먹히 느끼게 해주는 아름다운 노래다. 유명 작사가 김이나의 대표곡 중 하나로, 예쁘고 고운 노랫말을 가수 이선희가 낭창낭창하게 불러 듣기에도 참 좋다. 정말 소중한 내 사람을 떠올리면서 들을수록 감미롭게 마음에 감기는 곡이다.




사람으로 상처받고, 사람으로 위로받으며 살아가는 세상. 만나는 인연들마다 모두 내 마음 같고 좋을 순 없겠기에 지금 내 주위의 소중한 이들과 맺은 인연이 훨씬 귀하다. 그야말로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중에 만나 함께하는 가족, 친구, 연인을 떠올리면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대중가요가 그렇듯 <그중에 그대를 만나> 또한 다양한 인연들 중에서도 남녀 한 쌍의 사랑에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다. 자기, 여보, 당신 등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그대'야말로 사랑하는 연인에게 가장 애틋한 호칭일 테니. 사랑을 노래한 많은 명곡들이 있지만 나는 '꿈을 꾸듯 서롤 알아보고'라는 노랫말만큼 인연을 가슴 설레게 표현한 경우를 아직 못 보았다.




주는 것 만으로 벅찼던 내가 또 사랑받는 기분을 기적으로 느끼는 마음, 그게 바로 진정한 사랑의 감동 아닐까. 무조건 주려는 마음은 내 욕심을 나쁘지 않게 드러내려는 또 다른 형태의 이기심일 수 있음을 안다. 상대로부터 사랑받을 여유를 넉넉히 지닌 사람만이 사랑을 마음껏 줄 수도 있음을 여러 번의 연애 끝에 깨달았다.


이 노래, <그중에 그대를 만나>를 들을 때마다 여전히 가슴 찡한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결혼이라는 형태의 청장년기 사랑의 결실에 아직 다다르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여전히 가장 소중한 인연을 향한 목마름을 지니고 있기에 음악을 들으며 마음 한 켠이 말랑하고 간지럽게 느껴지는 게 아닐지.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그중에 서로를 만나, 꿈을 꾸듯 서롤 알아보는 기적을 운명처럼 꿈꾼다.



https://youtu.be/IAyMtl9FR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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