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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에 하늘과 숲과 그대를>

원모어찬스

by 차돌


내안에 하늘과 숲과 그대를

푸른 나무들 사이로 좁다란 하늘

한가득 눈부신 햇살

그 햇살 아래서 날 바라보면서

환하게 웃음 짓던 그대


나는 그런 그댈 이제 잊고 싶어서

그 모든 걸 지우고 싶어서

추억들이 자라 있는 이곳에 난 서서

기억에 기대어 보면


내 안에 하늘과 숲과 그대를

나는 어느 하나 지울 수가 없어서

내 맘에 다시 담아둔다


추억들이 자라나 저 하늘 끝까지

손에 닿지 않을 그만큼

내게서 이제는 더 멀어져 가는

너와의 모든 기억들


내 안에 하늘과 숲과 그대를

나는 어느 하나 지울 수는 없어서

내 맘에 다시 담아본다


내 안에 하늘과 숲과 그대를

나는 어느 하나 지울 수가 없어서

내 안에 다시

내 안에 하늘과 숲과 그대를

나는 어느 하나 지울 수가 없어서

내 맘에 다시 담아둔다




첫 소절부터 지르는(?) 노래를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처음엔 읊조리듯 나직하게 부르다가 후렴에 터트리는 음악이 듣기에도 편하고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노래, 원모어찬스의 <내안에 하늘과 숲과 그대를>만큼은 예외다. 특히 자동차 시동을 걸고 막 출발하기에 앞서 '뭘 들을까?'하고 음악 앱을 켤 때면 왠지 모르게 손이 가는 곡이 바로 이 노래다. 적당히 경쾌하고, 또 적당히 아련해서 마음에 깔끔하게 맴도는 곡이랄까.


'내 안에 하늘과 숲과'까지만 봐서는 어떤 푸르른 마음가짐 같은 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다음, '그대를'에 이르러서 우리는 알게 된다. 이 음악 역시 사랑을 담은 곡이란 것을.


너무 대놓고 그대를 그리워한단 가사만 나오면 멜로디와는 상관없이 노래가 쳐졌을 테고, 하늘과 숲의 정경만을 경쾌하게 불렀으면 마치 동요를 듣는 듯했을 거다. 하지만 <내안에 하늘과 숲과 그대를>은 그 중간의 어디쯤에서 싱그러움과 아련함을 묘하게 뒤섞어 놓았다. 녹음이 우거진 공원이나 한강, 관광지 등에서 연인과 풍성한 시간을 보낸 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회상과 다짐을 안겨주는 노래다.


그렇다. 하늘과, 숲과, 그대는 어느 하나 지울 수가 없다. 애써 지우려 할 필요도 없다. 내 맘에 다시 담아두었다가 언제고 꺼내어 보고 느끼면 되는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자라난 추억이, 너와의 기억들이 비록 손 닿지 않을 만큼 멀어진다 해도 뭐 어떠한가. 내 안에 언제나 하늘과 숲이 있으니, 언제든 그대가 머물다 가면 그걸로 환하게 웃음 짓기에 충분하다.


https://youtu.be/P75SVVFWL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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