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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돌 Sep 05. 2023

브런치가 흥했으면 좋겠다.

아니 솔직히 내가 더...



  최근 브런치 메인에 뜬 글 목록을 보고 깜짝 놀랐다. "브런치가 망해가는 이유", "브런치 담당자에게 고함" 등의 제목들이 여러 개 보였기 때문이다. 브런치에 올리는 글로 브런치를 욕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텐데... 어쩌다가?


  짐작가는 바는 있었다. 최근 브런치에서 공지한 '응원하기' 시스템과, 크리에이터 선정 기준을 놓고 브런치 작가들 사이에 갑론을박인 걸 잘 알고 있다. 오래 알고 지내는 작가들 몇몇과도 이야기 나눠봤기에 사안의 본질과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 모르는 게 아니었다.


  그럼에도 내가 놀란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그 많은 작가들이 불만글을 브런치에 직접 올렸다는 점과, 또 하나는 그러한 글이 메인에 뜨도록 방치하는 브런치의 알고리즘이었다.


  무플보다는 악플이라고, 애정하는 이들이 많기에 성토의 의견도 많다고는 생각한다. 나 역시 브런치를 오래 해 오며 여러 프로젝트에 깊이있게 관여했고, 그러면서 쌓인 애정에 비례해 아쉬운 마음도 자라났다. 작가에게는 적당한 리워드를, 독자에게는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과 달리 뚜렷한 돌파구가 열리지 않는 느낌이라서.

 

  브런치가 상업성을 배제한 커뮤니티로 남아있기를 바라는 작가든, 상업적으로 성공하길 바라는 작가든 아쉬움을 자유로이 표할 수 있다고는 당연히 생각한다. 어찌 보면 이는 두 진영(?)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한 플랫폼 운영진이 응당 받아야 할 피드백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브런치를 비판할 용기도, 자격도 없다고 여기며 아쉬운 마음은 그저 내 마음의 상태로 돌아본다. 스타트업을 포함한 회사 경험으로 미루어보건대 브런치 운영의 어려움을 나름대로 헤아려 보며, 현재 상태로 존속하고 있음만 해도 그저 감사한 마음이 있어서다. 만약에 내가 크리에이터로 선정되지 못했다고 하면 불만이야 더 생겼겠지만, 뭐 어쩌랴 싶었을 것 같다. 지금 상태에서 크게 달라질 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때론 분노할 필요가 있는 건 맞다. 다만 내 생각에 지금의 작가를 포함한 지식인들이 정말 분개해야 할 대상은 이게 아니지 싶은 거다. 뭐라도 좀 해 보려는 플랫폼 안에서 뭐라도 좀 해 보려는 작가의 1인으로서, 나는 브런치가 무조건 흥했으면 좋겠다. 아니, 솔직히 내가 이 안에서 흥하면 좋겠다. 시스템의 변화 덕이 아닌 나 자신의 발전과 그로 인한 독자와의 협응을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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