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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돌 May 08. 2016

변하(지않)는

#변하다 #변하지 않다

다 변해도 나만은 그대로일 줄 알았던 것들-

그게 꼭 거창한 신념이나 가치관이 아닐 지라도,

하다못해 입맛이라든지 취향, 사소한 습관처럼 하루에도 몇번이나

예전과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변화들-


이런 것들이 바뀌었을 때,

나 역시 그러하듯 다른 이들도 언제든지 얼마든지 변해갈 수 있겠다는

일종의 포용 혹은 관용의 넉넉함을 느끼곤 한다.


반대로,

나는 바뀐 것 같은데, 상대는 여전히 그러하다고 느낄 때-

보통 이런 생각은 사소한 일들로부터가 아닌,

정말 근본적으로 이 사람은 나와 다르구나 싶을만큼 큰 차이로 다가오면-


내가 변해야 하는 걸지,

이걸 계속 지켜내야 하는건지 다소간의 혼란이 느껴지곤 한다.


이런 일들을 몇 번씩 반복적으로 겪다보니

이제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을 하게 되는데,

대체 내가 변한 건지, 사람들이 변했는지 잘 모르겠단 거다.


마음 같아서는 나도 쟤도 똑같이 잘 아는 누군가가

'넌 이러이러 하니 이만큼 달라졌고, 그(녀)는 또 어쩌고저쩌고 하므로

그만큼 다른 거야'

라고 말해줬으면 싶다.


어찌됐든 이런 생각은 다 내 주변을 통해 느끼는 것이므로,

보통은 가까운 친구들을 통해서 갖게된 생각일텐데

잠시 글을 멈추고 그들에 대해 새삼스럽게 생각한다 한들,

내가 그들을 판단내리기엔 그간 각자 겪은 일들의 무게가 꽤나 많이 쌓인 듯하고,

내가 나를 규정하기에는 아무리해도 객관적일 수 없겠기에 머리가 아파온다.


그럼에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불과 2~3년 전만 해도 나는 내가 변해가는 것에 만족하고

변화할수록 더 많은 일들을 겪어 성장하는 것이라 확고하게 생각했는데,

이젠 그 확고함조차 변화할 수 있겠다고 흔들리는 나를 인정하고 싶은거다.


결국,

사람은 어지간해서는 잘 변하지 않는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이것만은 변해야 겠다고 느끼는 것들의 목록과,

절대 이것만큼은 변하지 않고 지켜가리라는 것들의 목록을

언제 한 번 정리해서 비교해 보면 과연 어느쪽이 더 잘 쓰일지

쓰기 전에는 아무래도 알 수가 없겠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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