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고 25년 차 주부는 부엌에서 사고 칠 때가 있다.
와~장 창 창창~~~!! 어제저녁 준비를 하다 처음으로 유리그릇 깼다. 유리그릇 깨지는 소리는 온 집안에 크고 공포스럽게 퍼졌다. 유리 깨지는 소리에 놀라고, 사방으로 흩어진 유리 파편에 또 놀랐다. 엄청 튼튼하고 두꺼운 유리였다. 유리그릇은 순식간에 손에서 미끄러져 부엌 대리석 상판에 떨어졌다. 그리고 또다시 마룻바닥으로 떨어졌다. 아슬아슬하게 발 바로 옆으로 떨어졌다. 모든 일은 눈 깜작할 사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몇초간 얼음이었다. 아무 생각도 안 나고 놀라서 머리가 띵~ 했다. 심장이 콩닥콩닥하고 뭐부터 해야 할지 몰라 목석인 냥 서 있었다. 방에 있던 둘째가 요란한 소리를 듣고 또그르르 달려왔다.
전쟁터같이 변해버린 현장을 목격한 딸은 엄마의 안위가 걱정이었는지 "엄마 괜찮아요?“라고 했다.
‘응, 엄마가 유리그릇 깼는데 뭐부터 해야겠는지 모르겠구나‘라고 했더니..
"일단 안 다쳤으면 된 거고.."큰 유리부터 담을 그릇을 찾으라고 알려준다.
큰 유리를 치우고 유리 파편을 정리하면 된다고. 그리고 버리는 방법까지 알려준다.
'넌 어떻게 그리 잘 아냐?'라고 했더니
"나는 많이 깨봐서 그렇지"
정작, 나는 놀라서 아무 생각도 안 나는데, 의연하게 나에게 알려주는 모습에 든든하기도 하고 어른스럽기까지 했다. 자기가 유리그릇 깰 때마다 엄마가 그렇게 했다고 한다. 엄마는 처음으로 유리그릇 깼다고 했더니 그것도 대단한 거라고 다독여 준다.
의연하게 대처하는 딸의 말과 행동에 감동이다. 자녀는 부모가 보여준 사랑을 통해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를 사랑하고 돌보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부모로부터 받은 사랑을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되돌려준다. 오늘같이 돌발적인 상황에 보인 자녀의 태도에서 나를 발견할 때 그 사랑을 배로 다가온다. 부모의 사랑은 어떤 모양으로든 준만큼 되돌려 받고, 자녀들은 받은 만큼 몇 배로 되갚아 준다.
보이는 곳에서든, 보이지 않는 곳이든, 오늘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은 아이의 미래가 된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과 행동과 태도를 보고 자란다. 따뜻하고 반듯하게 살아가는 아이의 모습에서 나를 본 날이었다.
부모가 자녀에게 가르치고 싶어 하는 가치와 교훈은 말로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힘을 갖는 것은 행동이다. 부모가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지켜보며 자라는 자녀는 자연스럽게 부모의 말과 태도뿐만 아니라 삶의 방식까지도 모방하게 된다. 부모가 남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면, 자녀도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게 된다. 반대로, 부모가 부정적인 행동을 보일 경우 자녀는 그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할 가능성이 높다.
자녀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 나 역시 부모의 뒷모습을 통해 삶의 다양한 교훈을 배우고 성장했다. 부모님의 행동은 나에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수많은 메시지로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많은 것들을 가르쳐 주었다. 이러한 메시지는 내 인생에서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 부모가 되었을 때 가정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를 결정짓는 요소가 되기도 하고, 인생에서 어려움과 맞닥뜨리게 될 때 어떻게 해쳐나가야 할지 방향을 찾기도 했다.
부모의 뒷모습은 자녀에게 삶의 안내서이자, 인생의 나침판이다. 부모가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지를 통해 자녀는 자신의 길을 찾고 성장해 나가기 때문이다. 매 순간 자신의 행동에 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자녀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 노력한다면 자녀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자라며, 그 사랑과 가르침을 마음속에 새기고 반듯하게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