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선물과 엄마의 기억
어제는 엄마가 담근 것 같은 김치를 선물 받았다. 살면서 김치 선물은 처음이다. 받는 순간 단순한 반찬 이상의 감정을 느꼈다. 김치는 우리 가족의 소중한 기억이 담긴 음식이기에, 이 선물은 나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김치를 선뜻 보내주신 와비사비 대표님께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택배 상자를 열었을 때, 그 김치의 색깔과 향기는 나를 어릴 적으로 데려갔다. 겨울이면 엄마는 김장할 준비로 바쁘셨다. 배추를 다듬고, 고춧가루를 준비하며 김치 양념을 만드는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때의 김치 맛은 세월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매콤한 고춧가루와 마늘, 생강의 조화는 집안 가득 퍼져, 마치 엄마의 향기처럼 느껴졌다. 엄마는 항상 "김치는 정성이야"라고 말씀하시며 한 포기 한 포기 정성을 다해 담갔다.
김치가 익어가는 동안 우리는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웃고, 때로는 작은 다툼도 했다.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숱한 추억들은 가족의 유대감을 더욱 깊게 만들어 주었다. 특히, 엄마가 만든 묵은지와 따뜻한 밥 한 그릇은 나에게 최고의 위안이었다. 힘든 날이 있으면, 김치 한 조각과 함께 그리운 엄마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엄마가 부엌에서 김치를 담그시던 모습이 아른하다. 배추를 다듬고, 양념을 만들던 엄마의 손길은 언제나 정성과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때의 김치는 한 포기 한 포기에는 자식을 향한 엄마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언제나 따뜻하고 행복한 집에서 자랄 수 있었다.
아이스박스를 열자 꼼꼼히 묶여있는 비닐에 김치가 한가득 들어있다. 양념이 잘 베어 있는 김치를 보자 참을 수 없었다. 김치를 길게 잘라 한 입 먹어 보았다. 엄마의 맛이 느껴진다. 그 맛이 정말로 엄마가 담근 것처럼 느껴졌다. 약간 매콤하면서도 아삭한 식감,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깊은 풍미는 나를 감동하게 했다. 마치 엄마가 곁에 있는 것처럼, 따뜻한 위로가 가득했다. 김치맛이 엄마의 맛과 닮았다. 곁에 있던 남편도 한 입 먹더니 "와~~아삭아삭하고 매콤하기도 적당하고 간이 딱 맞네~~"라며 우걱우걱 먹는다. 김치맛은 고춧가루와 양념에서 차이가 난다지만, 김치를 담그는 주인의 손맛을 무시할 수 없다.
나에게 김치는 단순한 음식이 아닌, 우리 가족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상징과도 같은 것이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자취생활을 해 온 나에게 엄마가 만들어 주신 김치의 맛은 언제나 그리움과 따뜻함을 안겨주었다. 이제는 엄마의 김치를 그 어디에서도 먹어볼 수 없다. 그저 선물 받은 김치를 받아 들고, 엄마의 손길을 떠올리는 게 전부다. 이상하게 엄마 나이가 훌쩍 넘었는데도 내가 담은 김치는 엄마 맛이 나질 않는다. 시골에서는 양념이랄 것도 없이 밭에서 수확한 채소가 전부였는데도 어쩜 그렇게 감칠맛이 나고 맛있었는지 궁금할 뿐이다. 천국에 계신 엄마를 다시 만난다면 고수의 숨은 비법을 ‘살째기’ 묻고 싶어진다.
'엄마! 김치 담그는 방법 좀 알려 줄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