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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고미 Oct 05. 2020

01. 스웨덴, 여기서 살아 볼까?

대한민국 공무원으로 살다가 스웨덴에서 백수로 살아 보기

대한민국에서 나는 공무원의 신분으로 살고 있었다.

지금도 휴직인 상태라 공무원 신분이긴 하지만 지금 난 스웨덴에 와 있다.

내가 지금 스웨덴에 와 있는 이유는 앞으로 스웨덴에서 살아갈 미래를 조금 일찍 맛보기 위해서?


우선 스웨덴과 인연을 맺게 된 이유부터 적어보려 한다.

2017년 나는 스웨덴 사람을 언어교환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되었다.

한국에 관심이 많던 스웨덴 사람과 영어 공부를 목적으로 대화를 나눴고 

둘 다 여행에 관심이 많아 서로가 다닌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일본, 홍콩, 마카오 등지로 여행을 다녔던 나

그리고 스페인, 캐나다로 여행을 다녔던 그.

2018년 1월, 그는 한국행 비행기표를 끊었고 한국으로 여행을 왔다.

한국에서 처음 만난 우리는 '친구'였고 2달 여간의 한국 여행 중 우린 친구에서 연인이 되었다.

그리고 내가 2018년 여름 핀란드, 스웨덴으로 여행을 떠났다.

유럽여행을 한번도 해 본적이 없던 내가 첫 유럽여행이 북유럽이 될 줄이야.

당시 주변 사람들은 '왜 하필 북유럽이야?' 질문하곤 했는데

'남자친구때문이야.' 라고 말하기는 좀 그래서 '한국사람이 제일 적은 곳으로 가고 싶어서'라고 했다.

그렇게 40일 가까운 시간을 북유럽에서 보냈다. 

여행자의 신분으로 40일은 그렇게 길지도 짧지도 않게 느껴졌다. 다행히 여름이었고.


그리고 남자친구가 몇 번의 한국행 비행기를 더 탔고 롱디의 시간도 꽤나 보냈고 

우린 서로에 대해 좀 더 확신이 섰고 한국에서 먼저 혼인신고를 했다. 2020년 4월.

코로나로 전 세계가 시름을 앓았을 때 다행히 우린 서로 같이 있었다. 한국에서.

일찍이 재택근무를 신청하고 한국에서 머물던 당시의 남자친구가 한국에 발이 묶였고

그 김에 우린 혼인신고를 했다.

2019년 여름 나의 스웨덴 비자를 먼저 신청했다. 스웨덴 말로 삼보, 다시 말하면 동거 비자.

스웨덴은 법적인 결혼보단 같이 사는 동거 개념이 더 중요한 나라이기에

삼보비자를 신청하면 우리나라의 결혼비자와 가까운 개념으로 스웨덴에서 살 수 있다.

비자 발급이 까다롭고 오래 걸린다고 하여 2019년 8월에 신청하고

 2020년 6월 주한스웨덴 대사관의 연락을 받아 인터뷰까지 봤다.

그리고 7월 남편이 된 나의 삼보는 먼저 스웨덴으로 돌아가야 했다.

코로나 때문에 추가 연장 된 비자가 만료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8월이면 비자가 나올 줄 알았다. 1년이나 기다렸으면 비자가 나오겠지.

그러나 우리의 기대와 다르게 9월이 되어서도 비자는 나오지 않았고

더이상 기다릴 수 없기에 여러 가지 사정들도 있고 해서 결국 내가 스웨덴으로 무비자 입국을 하기로 했다.

지금 한국은 스웨덴인 입국이 안되는 상황이고

나는 휴직을 신청한 상황이기에 내가 가는 게 맞았다.

비자는 아직 발급되지 않았고 스웨덴 이민청에 내가 무비자로 입국 할 거라고 메일로 통보했다.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해서... 스웨덴에 머무르는 동안 비자 발급과정이 중단 된다고 한다.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우리의 예상으론 거의 막바지라고 생각했다.)

한국에서의 모든 짐을 스웨덴으로 부치거나 처분하고 나는 백팩, 캐리어 하나를 가지고 

스웨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약 3개월의 스웨덴 생활을 위해.


한국에서 스웨덴으로 가는 직항 비행기는 없다.

여러 항공사를 통해 갈 순 있지만 경유를 해서 가야 하는데

나는 핀에어를 탔으니 핀란드에서 경유를 해서 스웨덴으로 입국했다.

핀란드에서 입국심사를 받는데 혹시나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까다롭게 굴까봐 서류도 준비하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입국 심사를 받았다.

남편을 보러 왔고 스웨덴에만 머물 예정이며 90일 이내 다시 본국인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왕복 비행기표도 있고 보여줄 서류도 있는데 보여줄까요?

여러 질문들에 대한 내 답변이었고 심사관은 나를 믿는 다며 서류는 보지 않고 입국를 허가해 주었다.

휴... 그리고는 순조롭게 스웨덴까지 무사 통과.


한번 와 봤던 곳이라 그리 낯설진 않았다.

여긴 코로나때문에 자가격리 14일 이런 것도 없고 평소와 다름 없이 돌아가는 것 같다.

나는 한국에서 왔기 때문에 열심히 마스크를 쓰고 돌아 다니지 않고 거의 집에서만 보내지만.


앞으로 비자가 나오고 나면 나는 장기적으로 스웨덴에서 생활할 예정이다.

미래에 대한 큰 계획은 없고 한국에서의 공무원신분을 유지한채 당분간은 지내겠지만

나중에 구체적인 계획이 생기거나 마음 먹을 상황이 오면 공무원의 신분은 내려 놓겠지.

앞으로 약 2달 반 가량의 나의 스웨덴 생활이 나의 미래에 대한 결정에 많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다.

나의 스웨덴에서의 생존기를 지금부터 조금씩 남겨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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