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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고미 Feb 17. 2023

33. 최근 바깥음식 근황

만만치 않은 스웨덴의 외식물가. 드물지만 가끔은 바깥음식이 그립다.

스웨덴에 살면서 이전과는 많이 바뀐 것 중 하나가 

대부분 집밥을 해먹게 된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외식비용이 정말 비싸다는 것!

코로나를 겪으면서 스웨덴도 배달문화가 예전보다 많이 보편화되긴 했는데

배달비도 비싸고 배달음식도 손에 꼽힐 정도로 종류가 한정적이다.

바깥음식을 먹느니 차라리 집에서 해 먹는 게 양도 맛도 나은 편이라

대부분은 집밥을 해먹는다.

그래도 

아주 가끔은 바깥음식을 먹고 싶은 그런 날이 있다.


해가 바뀌고 우리가 먹은 외식음식들을 모아봤다.

한 달에 한 번, 많으면 두세 번 정도 외식이나 포장음식을 먹는 우리.


올해 첫 외식음식은 햄버거였다.

스웨덴음식이라고 하기엔 좀 애매하지만

의외로(?) 스웨덴엔 햄버거가게 참 많다.

여기 햄버거가게는 스톡홀름 센트럴 주변으로 대여섯 개 정도 있는 나름 체인이다.

평일 점심

출근했던 남편과 만나서 같이 점심을 먹었다.

스웨덴어 수업마치고 남편과 만나서 같이 점심을 먹었는데

이 날 나는 발표시험이 있었어서 정말 마음졸였다가 끝나고 후련해져서 

같이 점심을 즐길 수 있었다.

남편이 시킨 Cheese burgare

(스웨덴어로 햄버거는 hamburgare/함부르야레/)

더블패티로 업그레이드해서 시켰다. 139kr(약 17,000원)

내가 시킨 Guldburgare

이것도 139kr

점심메뉴라서 추가요금없이 감자튀김과 샐러드가 같이 나왔다.

대신 음료는 추가요금이 붙는데 

캔으로 된 탄산수, 20kr(약 2,500원)이었다.


일주일에 2번이나 먹었던 일본식 라멘.

쌀쌀한 날씨엔 국물요리가 땡기는데

여기서 국물이라 하면 라멘이 제일 고르기 쉬운 메뉴인 거 같다.

스프가 더 흔하긴 하지만 스프랑 국물은 좀 결이 다른 느낌.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과의 약속을 일본라멘집으로 잡았다.

평일 점심시간

붐비는 식당 안

시끌벅적한 직장인들사이에서 라멘을 먹었다.

라멘만 파는 곳이고 모든 메뉴의 가격은 139kr로 동일했다.

작년까지만해도 대부분의 라멘집들 가격이 130kr대였는데

올해 인플레이션의 여파로 가격이 대부분 올라서 150kr가 보편적인 거 같다.

그래도 아직 이 가게는 가격이 130kr대 끝자락...

내가 시킨 매운미소라멘

사진상으로는 칼칼해보이나 

전혀 맵지도 칼칼하지도 않은 그냥 진한 미소와 돈코츠 사이의 국물맛이다.

여기서 먹는 '매운'의 기준은 한국인의 매움과는 좀 다르다.

(대신 할라페뇨의 매운맛은 정말 맵기도 하다ㅠ)



우리 남편의 최애 메뉴 중 하나인 태국음식.

다른 가게 말고 딱 이 가게의 태국음식을 좋아한다.

우린 매번 시키는 메뉴도 정해져 있다.

메뉴 이름보단 번호로 기억한다.

20번과 36번

20번은 흔히 아는 팟타이 phad thai

36번은 좀 생소한 phad medmamuang

점심시간에 주문을 하면 각각 95kr로 먹을 수 있다. (약 12,000원)

센트럴에선 보기 힘든 가격,

동네에 포장음식가게라서 가능한 가격인 거 같다.

가격대비 양도, 맛도 좋아서 우린 종종 포장해서 먹는다.

메뉴별로 돼지, 소, 닭, 새우를 선택할 수 있는데

우린 항상 닭, 새우를 선택한다.

팟타이엔 닭, 36번엔 새우:)



지인과 라멘을 먹었다니까

우리 남편도 라멘을 먹고 싶어하는 눈치여서 

또 같은 라멘집에서 남편과 한번 더 라멘을 먹었다.

남편이 시킨 라멘은 소유라멘.




구글맵으로 찾아놓고선 처음 가봤던

일본식 디저트가게.

식사메뉴도 같이 팔고 있었지만 주력은 디저트같았다.

말차라떼를 좋아하는 남편을 데리고 처음 가봤다.

롤은 스웨덴에선 보기 드문 디저트인데 정말 부드럽고 맛있었다.

말차롤 48kr (약 6,000원)

말차라떼 68kr (약 8,500원)

복숭아맛우롱차 46kr (약 5,600원)

라떼는... 가격이 비싸서 좀 놀라긴 했는데

양이 정말 많았다.

우유맛보단 말차맛이 좀 더 진한 느낌.

우유만 넣은 게 아니라 물이랑 희석시켜서 같이 섞은 거 같았다.

차랑 라떼 사이즈가 컵라면 대자 사이즈 느낌!



남편이랑 산책나갔다가 계획없이 했던 피카 FIKA

디저트가 막 땡기는 날이 아니여서 안시킬까 했는데

당근케잌이 귀여워서 하나 사서 나눠 먹었다.



수업마치고 혼자 즐겼던 카페

스톡홀름에서 꽤나 유명한 카페인 Cafe Pascal

플랫화이트

피스타치오 크로와상

이렇게 시켜서 딱 100kr (약 12,500원)





주말에 남편이 같이 브런치 먹자고 해서 아침 일찍 외출했다.

주말이라 늦게 일어나도 되는데 

사람많고 북적이는 걸 싫어하는 남편덕분에 

아침일찍부터 부지런을 떨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가려고 했던 곳은 만석이었고

플랜 B도 공사중이고

플랜 C까지 와서야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여기도 구글맵에 표시만 해두고 처음 와 본 곳.

나름 유명한 브런치가게라서 사람이 많았다.

벽에 의자를 걸어두는 독특한 인테리어.



남편은 brew coffee (리필가능하고 45kr, 약 5,500원)

나는 flat white with oat milk(기본은 45kr, 오트밀크로 바꿔서 5kr추가. 50kr, 약 6,100원)

그리고 Full Veggie 169kr (약 21,000원)

Blueberry Scotch Pancakes 139kr (약 17,000원)

양이 적진 않았지만 가격도 비례해서 

엄청 혜자스럽지도, 돈이 아깝지도 않고 적당했다.

분위기가 포근했고, 

사람들이 점점 많아져서 좀 더 북적이긴 했지만

남편도 만족했던 브런치가게였다.


스웨덴에 살면서도 외식의 기회가 많지 않아서

우리가 아는 맛집이나 아는 식당이 그리 많지 않다.

스톡홀름에서 평생을 쭉 산 우리 남편도 

외식을 거의 안하고 대충 끼니 때우듯 먹고 살았어서 

아는 곳이 많지 않고 큰 체인이나 예전 살던 동네 위주로만 알고 있었다.


맛집을 찾아가고 내가 좋아하는 식당을 찾는 걸 좋아하는데

스웨덴와선 그럴 기회가 많이 줄어서 아쉬웠다.


그래도 소소하게 우리만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외식의 기회가 우리에겐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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