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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고미 Apr 05. 2023

36. 스웨덴 밀키트

한국만큼 다양하진 않지만 밀키트를 배달받을 수 있는, 여긴 스웨덴!

요즘 한국은 웬만한 음식들은 밀키트로 나와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 같다.

마트에서도 쉽게 보이고 아님 마켓컬리 같은 배달로도 다양한 밀키트를 즐길 수 있더라.

가장 부러운 점 중 하나이다. 먹는 것에 진심인 우리나라:)


스웨덴에 살러 왔을 때가 딱 코로나가 한창 난리였을 때였다.

스웨덴은 원래 배달문화도 거의 없었고 음식도 알아서 장봐서 만들어 먹는 게 보편적이었다.

코로나가 가져온 변화들 중 가장 큰 변화는 

재택근무의 보편화, 그리고 음식배달문화인 것 같다.

근 2-3년 안에 음식배달하는 차, 오토바이, 자전거 심지어 지하철이나 걸어서도 배달을 다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단, 한국과 달리 배달하는 음식의 종류가 굉장히 한정적이다.

대부분 피자, 햄버거이고 스시나 태국음식 같은 게 조금씩 보인다.

다양하지 않다. 그리고 배달비가 굉장히 비싸다.

기본적으로 스웨덴에서 사람의 손을 거쳐서 이뤄지는 서비스들은 다 비싸다고 보면 된다.

배달비는 기본으로 한국돈으로 치면 7,000~8,000원은 붙는 거 같다.


작년부터 꾸준히 시켜 먹게 되는 곳이 있다면 

바로 한국김치를 담가서 파는 '서울김치'이다.

스톡홀름 시내에선 500kr(약 6만 3천원)이상 주문하면 집까지 배달해주신다.

처음엔 김치, 깍두기, 백김치 정도 만들어 파신 거 같은데

몇 가지 한국 식재료도 같이 팔길래 배달비 채우려고 같이 주문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여러 가지 밀키트도 같이 만들어 파신다.

단, 기간한정메뉴가 있어서 그 기간에 잘 맞춰서 주문을 해야 살 수 있다.

중간 사이즈의 김치와 깍두기

이 사이즈로, 이 2종류를 가장 많이 시켜 먹은 거 같다.

남편이 깍두기를 좋아하고 나는 김치를 필수적으로 쟁여야 하는 사람이라서.

스웨덴의 보편적인 쇼핑백은 이렇게 재활용이 용이한 재질의 

힘이 없는 종이봉투이다. 이것도 돈주고 사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배달의 경우엔 그냥 제공된다.

빳빳한 코팅종이 쇼핑백은 백화점이 아니고서야 잘 보기 힘든 스웨덴.

한동안 자주보였는데 이것도 이젠 기간한정으로 잠깐씩 나온다.

순두부찌개키트

양념, 손질된 야채, 그리고 스웨덴산 순두부

이렇게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된다.

생각보다 얼큰하고 맛있다.

내 입엔 서울김치 김치맛은 좀 깔끔하고 시원하다.

깊고 진한 맛을 원하면 차라리 종가집 김치가 나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데 난 이렇게 서울김치만의 뭔가 사람이 직접 담은 듯한 느낌의 김치를 먹고 싶을 때가 있어서 

종종 시켜먹게 된다.(아님 매장에서 직접 사 올 수도 있다. 위치가 애매해서 자주 갈 수 없어서 안타깝다.)



두 번째 밀키트는

헬로프레쉬.

아마 이 회사는 미국회사인 거 같은데 스웨덴에도 뻗쳤나보다.

주별로 메뉴를 골라서 3가지 혹은 4가지 혹은 그 이상으로 선택한 뒤 결제하면

집 앞으로 배송해준다.

우린 주로 2인기준, 3가지 메뉴를 시켜 먹었다.

메뉴에 따라 레시피와

각 메뉴에 따른 재료들을 담아서 보내준다.


다양한 요리를 맛보고 싶고

아이디어가 고갈될 때

혹은 우리는 해당하진 않지만

장보기도 바쁜 맞벌이 가족들에겐 좋은 서비스인 거 같다.

항상 프로모션이 뜰 때 주문해서 나름 할인 받고 샀는데

가격이 그렇게 착하지 못하다.

메뉴별로 입맛에 맞는 경우도 있고 너무 이국적인 경우도 있어서

약간 도전정신을 갖고 주문해야 할 수도 있다.


최근 서울김치에서 종종 보이던 등갈비김치찜.

김치가 귀한 스웨덴에서 김치를 듬뿍 넣고 찐 이 음식은 정말로 너무 반가웠다.

사이즈도 무척 크고 무거워서 가격대비 완전 만족했다.

맛있게 맵다고 했는데 맵찔이인 우리도 맵다고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맛은 순했다.

양은 한 4~5인분 정도. 가격은 300kr(약 3만 9천원)

먹을 만큼 덜어서 데워먹으면 된다.

이건 밀키트라기 보단 음식배달에 가깝지만 그래도

스웨덴에선 이 메뉴를 보기가 거의 하늘의 별따기로 어렵다.

(시판 포기김치 사다가 직접 해먹지 않는 이상ㅠㅠ)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미닥스프리드

최근 남편이 알게 된 밀키트 배달하는 곳인데

마트브랜드랑 같이 연계한 회사라서 특정 마트브랜드 PB 위주로 재료를 챙겨서 보냈다.

너무 PB상품으로만 보내서 조금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다.


마지막 파스타 위에 바질은 집에 있던 거ㅎㅎ

사진 찍고 나니까 남편이 루꼴라를 깜빡했다고 다시 듬뿍 얹어 주었다.

헬로프레쉬랑 미닥스프리드는 컨셉이 굉장히 비슷했고 

메뉴도 비슷한 편이지만 굳이 선택하라면 헬로프레쉬가 더 나은 거 같다.

메뉴도 좀 더 다양한 편이고 재료의 퀄리티도 더 좋다.

배달 상태나 배달 형태도 더 낫고.

가격은 둘다 비슷하다.


스웨덴은 이렇게 배달해서 받는 밀키트 외에

마트에서 밀키트를 따로 만들어서 팔진 않는다.

회사가 많은 지역의 마트에선 점심시간에 도시락처럼 완제품 음식을 팔기도 하지만

한국의 밀키트 같은 형태는 공장형 인스턴트음식이 아니고선 잘 보이지 않는다.


아님 아예 푸드코트 같은 곳에서 간혹 보이긴 하던데 그것도 흔하진 않다.


스웨덴, 스톡홀름에 사는 한국인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스웨덴 밀키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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