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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이 Oct 18. 2022

하얀색이 좋아

[14/100] 도전 : 1일 1글쓰기 - 프로젝트 '좋아해'

좋아하는 색깔을 묻는다면 무슨 색깔이라고 할까? 옛날에는 분명 노란색이나 쨍한 파란색을 좋아한다고 했을 것 같다. 그런데 이제는 하얀색이 좋다. 하얀색도 색깔로 쳐준다면 말이다. 


세상에 똑같은 핑크는 없다. 하얀색도 마찬가지다. 완전 순결한 하얀색, 노란색이 섞인 따뜻한 하얀색, 파란색이 섞인 창백한 하얀색, 회색이 섞인 하얀색. 섞인 색깔에 따라 다르고 또 얼마나 섞였느냐에 따라 다르다. 채도도 명도도 각기 다르다. 예를 들면 두껍게 쌓인 함박눈이 따뜻한 느낌이라면 냉기에 바삭하게 언 눈은 얼음처럼 차갑다. 다양한 하얀색들 가운데 내가 하얀색에 느끼는 감정은, 빈티지한 웜화이트. 은은하게 뿜어내는 우아함이 있다. 


하얀색은 분위기 메이커다. 선명하고 예리하게 날이 선 원색들의 분위기를 망치지 않으면서도, 금세 다정하고 부드러운 파스텔로 만드는 재주가 있다. 어떤 색이든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면서 자기의 색깔은 고집스럽게 남겨둔다. 그러면서도 원색과 나란히 있을 땐 원색을 돋보이게 해주는 역할에 책임을 다한다. 또 얼마나 여유로운지, 하얀색이 단독으로 사용되면 여백이 한가하다. 


하얀색은 하얗지만 또 여러 가지 색이기도 하다. 지루할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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